이종걸 "대통령, 국회 믿고 메르스에 올인해달라"
새정치연합 '메르스 사태에 전 국가적 총력대응' 제안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첫 사망자가 나온 다음날인 2일 오전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믿고 국회법 개정안이 아닌 메르스 문제에 올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국회가 갖고 있는 권한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믿어주시고, 정말 국민이 불안해하며 공포를 느끼는 메르스 확산에 대한 걱정과 대책에 올인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시정요구 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 상임위는 여야가 다수·소수로 구성된 만큼 시행령 내용상 (모법과의) 불일치 문제는 국회에서 충분히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견제장치가 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의에 앞서 방송에 출연해서도 "국회가 임의로 일방적으로 시정권을 행사해서 행정부의 권한을 혹시 방해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법부와 행정부가) 마주보는 기차처럼 달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국회도 잘 살펴서 거부권 행사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새정치연합은 6월국회에서 민생에 올인하겠다"며 "국회가 정쟁으로 가지 않도록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위법적 시행령 문제도 , 메르스도 모두 국회에서 민생 관점에서 풀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도 민생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에 적극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방송에서의 약속을 회의에서 실행에 옮겼다. 그는 "당 워크숍 다음날(4일) 긴급현안질문을 요청한다"며 "여당 대표와 협의해 메르스 확진에 대한 결과 보고 및 대책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회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문 장관은 불참했다. 문 장관은 지난 달 31일에도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보고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당에서 국회 차원의 긴급현안질의를 요청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 의장은 이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국회법 거부권 같은 것은 (내버려 두고) 메르스 사태에 (정부와 국회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위 야당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미국에서 에볼라가 창궐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유일한 환자 한 명이 나왔을 때 백악관에서 에볼라 대응팀 보고회의를 가졌다"며 "박 대통령은 메르스 환자가 18명 발생한 지금 대책회의 한 번 없이 국회와 세월호 시행령을 갖고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총력 대응체제에 나서야 할 때에 청와대는 여전히 정치과잉이고 대통령은 여당 원내대표 역할을 대신하려 하고 있다"며 "여당 군기 잡지 말고 메르스나 막으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