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들이 사회 환원과 상생 등을 앞세우며 정서적인 면에 호소하고 나섰다.
면세사업은 일반 유통과 달리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은 만큼 대기업의 경우 사회 환원이 중요하다는 국민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지역 내 상인들과의 상생, 수익 환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2일 입찰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의 경영 능력이 사실상 대동소이한 상태에서 후보지로 정한 지역과의 상생·협업·투자 등 경제적, 정서적 측면이 어우러질 수 있는 기업이 많은 점수를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날 면세점 사업권을 받게 되면 영업이익의 2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환원 기부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면세점 특허기간인 5년간 300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모두투어·엔타스듀티프리 등과 손잡고 합작법인 '현대DF'을 설립했다. 법인에 유통 및 관광 분야의 중소ㆍ중견기업을 참여시켜 상생협력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강남 MICE 관광특구 코엑스단지./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한화갤러리아도 이날 서울 신규 면세점 운영 특허권을 딸 경우 면세점 설립에 170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63빌딩 아쿠아리움(수족관) 리뉴얼(새단장) 등에 300억원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면세점 주변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복지관·도서관 등 비영리 사회복지 시설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무료지원하는 한화그룹 차원의 '해피 선샤인' 프로그램을 영등포구에 집중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SK네트웍스는 후보지로 선정한 동대문 케레스타와 인근 상권을 함께 살리겠다는 의지로 4500억~5500억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동대문을 패션·문화·쇼핑이 어우러진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로 업그레이드 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세우고 용산 아이파크몰을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인근 상권의 부활시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200억원을 초기 자본금 1차 년도에 총 3500억원을 투자해 용산 전자상가를 일본 도쿄의 전자업체 밀집지역 '아키하바라'처럼 활성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중소 면세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손잡고 복합면세타운을 세운다. 면세 복합 타운 운영을 통해 영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취급 상품과 매장의 구분으로 매출 경쟁 구도가 아닌 상호 협력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랜드그룹은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홍대 지역 내 2만여 명의 상인들과 함께 상생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신세계그룹 후보지로 정한 본점을 통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겠다는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에 재벌가만 7곳이 입찰에 참여해 벌써부터 대기업 몰아주기냐는 식의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청은 중소ㆍ중견기업과 주변 상권 등 민심을 잡은 기업에 사업권을 줘 부담을 덜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