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에 메르스 관련 안내문을 붙여놓고 있다./리더스코스메틱 제공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한 사망자와 감염자 수가 늘면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국 여행을 예약한 관광객들의 취소가 잇따르며 요우커 특수를 누리던 관광·화장품·면세점 등 업계는 메르스 확산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씨트립은 메인페이지에서 한국여행상품 노출을 중단했다. 메르스 사망자가 이날까지 2명에 이르자 한국여행상품 노출을 중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메르스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요우커의 한국 여행 취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한국관광 예약상품을 취소한 요우커는 2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대만 관광객 500여명도 한국여행을 포기하면서 중국계 외국인 총 2500여명이 한국관광 예약을 취소했다.
여행사별로는 4일부터 11일까지 하나투어의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출발, 우리나라에 입국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상하이가 200명, 베이징이 100명이다. 모두투어에서도 이달 한국여행상품의 요우커 예약 취소율이 9%에 이른다.
여행업계는 대규모의 요우커 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지진 않고 있지만, 이번주가 고비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단체 여행은 몇 개월씩 준비하는 특성한 취소가 쉽지 않지만 취소율이 5~10% 가량 늘었다"며 "문제는 예약률이 크게 떨어졌다. 메르스가 확산이 줄지 않으면 여파가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때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요우커 덕에 호황을 누렸던 화장품·면세점·호텔 등은 당장의 매출 하락은 없지만, 메르스 확산 속도에 예의주시하며 위생 관리에 신경을 쏟고 있다.
에뛰드하우스·이니스프리·아리따움·마몽드 등의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소비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 회의를 열고, 전체 브랜드 매장에 대한 위생 강화 지침을 내리기로 잠정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이나 메르스 확산 추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정부나 보건당국에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장 앞에 메르스 관련 안내문을 붙여놓고 있다./리더스코스메틱 제공
리더스코스메틱에서는 이날 본사 직원들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매장을 찾아 위생 교육을 실시하고, 매장에 손 세정제를 비치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전 매장에 공지를 통해 매장 청결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면세점 업계도 매장 내 소독을 강화하고 직원들에 대한 위생 교육을 실시하는 등 위생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가 아직까지는 매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지만 여행객 감소는 면세점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방문자 위주인 특급 호텔업계에서는 별다른 예약 취소가 없지만 비즈니스호텔의 경우 개별 여행객 예약 취소가 접수되면서 호텔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객실 예약을 취소하는 외국인 고객은 없지만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출장 자제령이 내려질 정도로 단체 활동에 제한이 생긴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위생 강화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