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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시카고 공공미술3-도시 속에 살고 있는 귀여운 야수-장 뒤뷔페

시카고 다운타운을 무심코 걸어가다 보면 곳곳에서 만나는 반가운 공공미술 작품들이 있다. 제임스 톰슨 센터 앞에서 이 작품을 만난 순간도 그랬다. 쨍쨍한 햇빛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녀석에게 아이스커피라도 건네야할 것처럼 더운 날씨 속에서 늠름히 서있었다.

사진1-장 뒤뷔페의 Monument with Standing Beast /ⓒcopyright-Leesoyoung



1984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 높이만 해도 8.8m니 작은 빌딩이자, 거대한 조각이다. 작품의 이름이 야수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 작품에서 야수의 모습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유기적인 곡선으로 이루어진 알 수 없는 형태의 이 녀석의 몸에는 곳곳에 구멍이 나있다. 안에서도 밖이 보이고, 밖에서도 안이 보이는…속이 훤히 보이는 순수한 아이들 마음같이.

이 작품을 만든 장 뒤뷔페(Jean Dubuffet/1901-1985)는 프랑스 화가이자 조각가로 41세까지는 포도주를 만드는 일을 하다가 비교적 늦게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젊은 시절부터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운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그는 아카데미즘 미술을 거부하고 원시성 짙은 작업 활동을 진행했다. 어린이나 정신병이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그리는 그림 스타일에서 순수성을 느끼고 그들의 미술을 ‘아르 브뤼(Art Brut)'라고 명명하고, 비주류미술(아웃사이더 아트)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그의 작품은 순수하고 원시적인 시선과,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한 표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2-장 뒤뷔페 Joe Bousquet in Bed/1947/뉴욕 모마미술관/ⓒcopyright-Leesoyoung



하나의 집과 같은 이 조각상에 들어가 그늘을 피하는 사람도 있고, 바쁜 걸음 속에서도 마치 하이파이브 하듯이 이 조각상을 만지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야말로 도시 속에 살고 있는 거대하고 귀여운 야수다.

사진3-장 뒤뷔페의 Monument with Standing Beast2 /ⓒcopyright-Leesoyoung



사진4-장 뒤뷔페의 Monument with Standing Beast2 /ⓒcopyright-Leesoyoung



장 뒤뷔페의 야수는 직선으로 가득한 빌딩들 속에서 울퉁불퉁한 모습을 지닌 채 우리에게 말한다. 세상은 서로 반대되는 것들의 존재를 인정할 때 비로소 넓어지는 법이라고.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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