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법인세율↑·주당순이익↓, 관련 부품업체株 하락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3거래일 만에 또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신(新)경영' 의미를 되새기며 체질개선을 도모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힘쓰고 있으나 현실은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법인세가 인상될 예정인데다 갤럭시S6 판매 부진이 관련 부품업체들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지면서 악순환이 연출되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1%(2만7000원) 내린 131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달 동안 주당 140만원 선을 반납하고 130만7000원까지 6.64% 하락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이벤트에 같은 기간 삼성SDS(33.46%), 삼성SDI(4.70%) 등이 크게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와의 합병설을 부인한 지난 3일 이후 상승세로 들어선 주가는 단 3거래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는 130만원 선에서 밀고 당기기를 하며 미니 박스권을 형성 중이다.
삼성전자 하락세와 함께 코스닥시장에서는 관련 부품업체 주가 약세를 보였다. 터치스크린패널 제조업체인 일진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6.39% 내린 1만250원을 기록했다. 카메라모듈 제조업체 파트론(-1.46%),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 인터플렉스(-0.33%), 블루콤(-0.35%)도 동반 하락했다.
◆갤럭시S6 판매량 '의문'
삼성전자는 지난해 206조206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9.83%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5조251억원으로 31.96%, 당기순이익은 23조3944억원으로 23.23% 악화됐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썩 좋지 않다. 매출액은 47조117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21% 내렸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9.59%, 38.92%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갤럭시S6 판매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의 정확한 판매량을 밝히지 않는 사이 최근 외신과 시장조사업체 등은 갤럭시S6 판매에 대한 평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하량은 전작인 갤럭시S5에 못 미친다"며 삼성이 소프트웨어 발전 없이 하드웨어만 업그레이드하는 잘못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앞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하량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갤럭시S6 700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2Q 실적…기대 이하 전망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 또한 밝지 않다. 특히 올해 유효 법인세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예상 법인세율이 높아짐에 따라 주당순이익(EPS)은 떨어지게 됐다. 주당순이익은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써 주당순이익이 높다는 것은 경영실적이 양호함을 뜻하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유효 법인세를 지난해 16.1%에서 올해 23.8%로 크게 상향한다"며 "지난해는 연말 해외법인 법인세 환급 효과가 있었던 반면 올 들어서는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영업이익도 소폭 조정됐다.
이 연구원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대비 각각 +0.7%, -1.0% 조정하고 연간 실적도 0.5%, 0.4% 소폭 상향 한다"며 "하지만 예상 법인세율이 올라감에 따라 연간 EPS는 올해 13만1000원, 내년 14만원으로 각각 8.6%, 3.3% 하향했다"고 진단했다.
갤럭시S6의 연간 출하 전망치와 DP사업부 매출 총이익(마진)도 내려갔다.
이 연구원은 "올해 전체 연간 출하량을 종전 4800만대에서 4700만대로 조정했다"며 "또한 갤럭시S6엣지용 관련 투자와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DP사업부 마진을 8.3%에서 7.5%로 하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