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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호일의 항공세상] 여름철 제주도의 마이크로버스트

이호일 중원대학교 항공대학장



전국이 메르스 여파와 가뭄까지 겹쳐서 어수선한 시기에 소나기성 호우가 지역적으로 내리니 가뭄으로 어려운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불안정한 대기에 의한 소나기성 집중호우는 지역적으로 뭉게구름 대역에 의한 난기류를 형성하거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우박으로 항공기 운항에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약 1년 전인 2014년 6월 2일자 연합뉴스를 보면 제주공항에 강풍이 불고, 기류가 급속히 하강해 항공기 운항에 위험을 가져오는 이상기류가 발생해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강풍 경보와 윈드시어 경보, 이상기류인 마이크로버스트 경보까지 내려져 항공기 389편이 결항했고 국제선 16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에 당일 운항 계획 편수 417편 가운데 97.1%가 비정상 운항했다.

항공사들은 다음날 특별기 42편을 투입해 결항사태로 제주를 떠나지 못한 승객 2만1000여 명을 수송했다.

기상여건은 대기의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만 지역적인 지형의 특성으로 발생하는 기상변화도 많다.

특히 제주 지역은 섬 중앙에 1950m의 한라산이 위치하고 있어 여름에 남동쪽 해상에 기압골이 형성되면 남동풍의 바람이 한라산을 휘감아 돌면서 북쪽의 제주공항으로 강한 바람을 몰고 올라온다.

태풍 때와 비슷한 순간 최대풍속 30m 이상의 바람이 부는데 이 바람은 해안선으로 불어 들어온 바람과 충돌해 돌풍을 형성하기도 한다.

커다란 뭉게구름의 대역이 형성되면서 내부에는 항상 항공기를 강하게 눌러 추락시킬 수 있는 매우 강한 하강기류인 마이크로버스트가 존재하고 있다.

항공안전 분야에서 마이크로버스트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75년 6월 소나기가 내리는 미국 뉴욕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 직전에서 추락한 이스턴 항공의 보잉 727기 사고부터다.

당시 항공기는 착륙 접근 중 활주로 진입등 3개를 들이박고 다시 상승하면서 다음 진입등 3개는 건드리지 않고, 다음 진입등에 다시 충돌하면서 추락했다.

당시 사고기인 이스턴 항공기가 착륙하기 3분 전에는 비치크래프트의 소형비행기가 바로 이상 없이 착륙했는데 대형기는 돌풍에 추락한 것이다.

사고 조사관들은 항공기 잔해를 수거하면서 이 잔해들이 주변의 풀을 치고 지나간 것을 우연히 확인했다.

돌풍이라면 나선형으로 풀이 눕혀져 있어야 하는데 풀의 눕혀진 방향들이 방사선 형으로 눕혀진 것을 보고 사고기 추락원인 분석에 많은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조사관 중 기상관련 조사관은 2차 대전 당시에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떨어진 후 지면의 나무와 건물의 손상의 충격파를 연구했던 조사관이었다.

이스턴 항공기의 잔해가 나가사키 원폭의 충격파 잔해와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당시 상공에 있던 폭풍우에서 강한 하향기류인 마이크로버스트가 항공기를 지면으로 강하게 밀어서 추락한 것으로 결론졌다.

마이크로버스트는 대류활동에 연관돼 나타나는 특수한 바람이다.

이것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요란으로 뇌우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지 않는 소규모의 대류운과 관련돼 나타나는 강한 하강기류다.

이 하강기류는 일반적으로 가시적인 강수를 동반하지만, 때로는 지표에 도달하기 전에 강수가 증발돼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위험이 없어 보이는 지역에서 큰 항공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강기류는 지표에 도달하면서 수평적으로 바깥쪽으로 퍼지게 된다.

따라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는 이러한 하강 돌풍을 조우하게 되면 하강기류 전면에서 정풍을 만나 양력이 증가하고 약간의 고도 상승을 경험한다.

하강기류 중심을 통과할 때는 강제적으로 고도 하강된다.

하강기류 후면에서 배풍을 만나게 돼 양력이 감소하면서 갑작스러운 실속을 겪는다.

이 경우 모두가 하강기류의 강도가 하강 돌풍 이상일 경우에 조종사의 조종의도와 관계없이 항공기 추락사고로 직결된다,

마이크로버스트는 하강기류가 지상에 처음 도달한 후 5분 내외의 시간에 강화된다.

그 수평적 규모는 1~3km, 지속시간은 5~15분 정도다.

2~4분 정도에 강한 바람의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국제민간항공기구는 비행장주변의 위험성이 있는 하강기류가 발생하면 즉시 마이크로버스트 경보를 발령해 항공기 이·착륙을 멈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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