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케팅정보회사인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기아자동차가 2위, 현대자동차가 4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최상위권 수준의 품질경쟁력을 입증했다. 포르셰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기아차가 1위, 현대차가 2위를 기록했다.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8개 부문 233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미국에서 브랜드 충성도와 재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인터넷상에서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월말 미국 JD파워에서 조사한 '내구품질조사(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에서는 기아자동차는 21위, 현대자동차가 26위를 차지했다는 것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품질이 별로인데 좋은 것처럼 속였다는식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굳이 현대·기아차를 지적 하려면 '알리고 싶은 사실만 알렸다'고 지적하는 편이 더욱 근사치에 가까워 보인다.
JD파워는 자동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품질 평가를 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두 가지 평가는 다르다. 신차 구입 후 90일 동안의 문제점을 종합 점수화한 '초기품질조사'가 있고, 구입 후 3년이 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내구성품질조사'도 있다. 내구품질조사는 매년 11월~12월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듬해 2월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한 초기품질조사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구입 후 3개월 동안 문제점 등을 종합해 6월 중순께 발표한다.
정확히 현대·기아차가 우수한 성적을 받은 건 '초기품질조사'이고, 앞서 발표한 것은 '내구품질조사'이기에 단순 비교 할 수가 없다. 2012년 생산돼 3년 이상 된 자동차에서 평균치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신차품질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최근 들어 품질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최근 생산된 차량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구성에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JD파워의 자동차 품질담당 부회장인 레니 스네판스는 "이번 결과는 품질 지형의 변화를 보여준다"면서 "오랫동안 '황금 기준'(Gold Standard)으로 여겨져 온 일본차의 품질 향상속도가 더딘 사이 특히 한국차의 품질이 빠르게 향상됐다"고 평가한 것이 정확한 표현 같다.
앞서 2011년부터 '품질제일주의'를 외치며 선제적인 품질 향상 활동을 주도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품질경영'이 성과를 발휘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더욱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프리미엄브랜드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와 내구품질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