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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世上萬事]국가의 위기, 적재적소에 맞는 올바른 대처 필요하다

최치선 사회부장



[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토요일 예약시간에 맞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손님은 많지 않았다. 접수를 하고 5분쯤 지나자 상담선생이 진찰실로 안내를 했다. 진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벽에 붙어있는 여러 가지 교정치료법이 눈에 들어왔다. 돌출입교정, 설측교정, 주걱턱교정, 과다잇몸노출, 덧니교정 등 다양한 증상별 교정법이 안내되어 있었다. 그중 내 눈에 쏙 들어온 것은 주걱턱교정이었다. 단계별로 그림과 설명이 알기 쉽게 되어 있어서 금방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주걱턱 교정은 단순한 교정치료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림에는 아래턱 안쪽부분을 잘라낸 후 교정을 하는 순서로 되어 있었다.

진정시킨 가슴이 또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턱수술 받던 20대 여성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갑자기 교정을 통해 부자연스러운 치아상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대신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 때 문이 열리며 인상좋은 원장이 들어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원장은 내 치아상태를 살피더니 우선 X레이를 찍어본 후 상담을 하자고 했다.

치아와 턱의 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X선 촬영을 하는 데는 2분 남짓 걸렸다. 다시 진찰실로 돌아오자 방금 찍은 X레이 모습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전형적인 주걱턱이다. 벽에 붙어있는 주걱턱그림과 거의 비슷했다. 모니터의 X선과 벽에 있는 그림이 오버랩되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쩌면 수술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원장은 모니터를 보면서 고개를 몇 번 끄덕이더니 다시 내 치아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랫턱과 윗턱이 거리가 멀어서 수술 외엔 방법이 없겠습니다. 수술을 한 후 교정을 해야 완벽할 것 같아요."

나는 원장의 말을 듣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미 내 상태를 보고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원장은 지금의 치아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한다. 큰불편이 없다면 수술이나 교정은 권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교정을 하려는 이유는 부정교합의 상태를 멈추게 하고 싶어서였다. 최근거울을 보다 오른쪽 잇몸이 왼쪽보다 약간 더 내려온 것을 확인하고 교정상담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원장은 유전자지도에 의해 한 번 결정된 자신의 모습을 죽을때까지 바꾸기는 힘들다고 한다. 물론 성형이나 교정을 통해 어느 정도 얼굴을 바꾸는 게 가능하겠지만 보편적으로는 연령대별 자신의 얼굴이 결정되어 있다는 말이다.

치아는 정상적으로 관리를 해주면 얼굴의 형태에 맞게 자리를 잡으려는 본성이 있다고 한다. 원장에게 상담을 받으면서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있었다. 수술이나 교정도 결국 자연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되면 결국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전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메르스가 여기까지 온 것도 정부의 늦장대처 때문이다. 사람마다 치아의 상태에 따라서 알맞은 교정치료나 수술시기가 필요하듯 국가도 위기 때 마다 적재적소에 올바른 대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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