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용산화상(경마)도박장 반대현장에 아이들, 학부모, 수녀님들이 있는데 마사회 간부가 와서 '화상경마 해봐라, 얼마나 재밌는지 아냐' 큰소리 치고 조롱을…또 알바청년들 조폭처럼 도열시켜 도박객들에게 90도 인사를 강요하는 슈퍼갑질까지…."
30일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전날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참여연대 공식 트위터에 "무한RT(리트윗)부탁! 충격적 목격담"이라고 머릿글을 달아 올린 글이다. 정방 대책위 공동대표는 메트로신문에 "현장에 있던 안 처장이 마사회 간부의 말을 듣고 격분해 현장에서 바로 올린 게시글"이라고 소개했다.
사실이라면 '공기업'인 마사회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도박을 하라고 부추긴 셈이다. 메트로신문은 마사회에 사실확인을 요청했지만 마사회 측은 "마사회 간부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느 간부였는지 확인해 빠른 시간 내 알려드리겠다"고 말하고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책위 측은 본지에 마사회 간부 발언 당시의 녹취파일 내용과 현장에 있던 해당 마사회 간부의 사진을 보내왔다.
용산화상경마장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등 6개의 학교가 밀집한 지역에 터를 잡아 논란이 돼 왔다. 또 학부모와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자체와 국회의 반대에도 개장을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마사회는 그동안 용산화상경마장 문제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수십 번 용산화상경마장은 프리미엄급의 고급·지정좌석제로만 운영해 그동안 화상경마도박장의 문제점을 개선할 것이며 '만약에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용산화상경마장을 폐쇄하겠다'고 스스로 밝히고, 홍보까지 진행한 바가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최저가 2000원 입장료를 새로 추가·운영하고 도박을 부추기는 4만원이 넘는 경품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는 마사회가 스스로 약속하고 공표한 폐쇄 사유에 해당한다"며 "농림부와 마사회는 약속대로 용산화상경마장을 즉시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 국무총리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공기업이 반사회적 행위를 끝없이 저지르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중대한 직무유기이자 마사회의 도박을 부추기는 범죄행위 공범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19대국회는 출범 직후부터 도심 내 화상경마장을 이전하기 위해 한국마사회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 통과조차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상임위 전문위원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화상경마장 문제가 불거지기 6개월 전에 새로 취임한 현명관 현 마사회장은 박 대통령의 측근 중 한명으로 이완구 전 총리 임명 당시 유력한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용산화상경마장 반대해 열심인 인근 성심여중고 학생들은 박 대통령의 모교 후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