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1조4000억원이 걸린 우리 공군의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유럽 에어버스D&S의 A330 MRTT가 30일 최종 선정됐다. 가격 및 성능에서 미국 보잉의 KC-46A를 능가했지만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방산제품은 한미동맹이란 막강한 후광에 힘입어 굴욕을 당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우리 군의 무기 공급원 다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날 김시철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8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A330 MRTT를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A330 MRTT는 원거리 작전 임무 지역에서의 체공 시간 및 공중 급유량, 인원 및 화물 공수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며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현재 운용되고 있고 국내 민간 항공사를 활용한 안정적인 창정비(항공기를 완전 분해해 결함을 발견하고 수리·개선을 통해 완벽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 능력이 가능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공중급유기 선정 기준은 비용, 성능, 운용 적합성, 절충교역(군수품 수출국이 수입국에 제공하는 기술 이전 같은 혜택) 등 4개 분야다.
A330 MRTT는 길이 58.9m, 폭 60.3m로, KC-46A(길이 50.5m, 폭 47.6m)보다 크며 전세계에서 차세대 공중급유기로는 가장 크다.
성능에서도 급유 능력이 20만6천파운드(93t)에 달하며 화물은 9만5천파운드(43t), 인원은 3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경쟁 기종인 KC-46A의 경우 급유 능력은 17만6천파운드(80t), 화물과 인원 수송 능력은 각각 29t, 112명이다. 군이 A330 MRTT를 예정대로 도입할 경우 공군 전투기의 체공 시간과 함께 작전 반경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A330 MRTT는 보잉 KC-46A에 비해 가격이 낮은데다 환율 효과로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유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330 MRTT는 한국 공군 기종인 F-16, F-15, E-737 등과 급유 시험을 완료했고 F-35도 올해 10월 호주 공군에서 시험 계획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호호환성에서도 보잉 KC-46A에 뒤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