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전경련 예하 단체인 한국광고주협회(회장 이정치)는 최근 보도자료와 기관지 반론보도닷컴(발행인 이정치)을 통해 본지(메트로)를 사이비언론으로 지목했다.
이는 광고주협회가 한국리서치에 조사를 의뢰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광고주협회가 각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사결과 가장 심한 사이비행위 매체는 33%응답을 받은 본지(메트로신문)가 차지했다. 그런데 이 조사 결과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유사언론행위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 둘째, 100개 응답사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 셋째, 본지를 지목한 33%응답(33개사)이 어떻게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 등이다. 본지 취재 결과 한국리서치는 응답자와 질문 등이 너무 일방적으로 구성돼 편파적인 결론이 나올 수 있어서 보기를 주지 않았고 랜덤으로 100개사를 뽑아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사항목과 사이비·유사언론행위라는 단어는 광고주협회가 이미 자의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500대기업 중 247개 기업에 무작위로 보낸 항목도 광고주협회의 주관적인 견해이고 응답자들 역시 기업의 홍보담당자들로 구성됐다. 이 같은 이유로 여기서 나오는 결론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다고 판단된다.
결국 이번 조사는 광고주협회가 반론보도닷컴을 앞세워 언론사냥에 나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반론보도닷컴의 회사소개를 보면 '우리 경제 및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보기사, 왜곡 · 과장 보도를 바로잡아, 국민들에게 사실에 입각한 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또한 기사를 빌미로 광고를 수주하고자 하는 사이비 · 유사언론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하여 건전한 언론환경 및 광고문화 정착을 위하여 노력한다'고 나와 있다.
이렇게 반론보도닷컴은 태생부터 203개 회원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광고주협회의 온라인 기관지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안테나는 회원사에 불리한 기사를 색출하는데 맞춰져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리는 순간 사이비나 유사언론이란 무기를 무차별 난사해서 제거해버리는 작업을 한다.
일제식민치하에서 황국신민화정책에 반대하는 신문을 길들이기 위해 사용된 '사이비'라는 단어가 광복 70년이 지난 지금 광고주협회에 의해서 부활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광고라는 무기를 앞세워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제거하거나 길들이겠다는 대단한 사명 때문이다.
앞서 밝힌 반론보도닷컴의 회사소개에 있는 '국민들에게 사실에 입각한 바른 정보 제공과 건전한 언론환경, 광고문화 정착' 역시 모든 회원 기업들의 이익이 담보되는 선에서 가능한 것이다.
현재 광고주협회나 기관지 반론보도닷컴이 정해놓은 기준에서 보면 광고주협회 회원사들을 비판하는 선을 조금만 넘으면 그 매체는 사이비 언론이 되는 프레임이다.
이런 구조에서 정말 궁금한 것은 본지를 사이비·유사언론행위로 지목한 33%응답자들이다. 응답사들이 메트로와 어떻게 관련 돼 있는지 전혀 언급이 없고 어떤 항목에서 지적이 됐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적어도 광고주협회가 메트로를 제거할 목적으로 이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보도자료에 결과만 적을게 아니라 내용과 전체적인 조사 과정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 그래야 본지를 비롯해 보도자료를 받은 수많은 매체와 독자들도 이해를 할 것이 아닌가?
만약 투명하게 조사과정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번 조사는 한국광고주협회가 특정 언론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악의적인 조사로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