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인성 갖춘 '한국형 용병' 테임즈, 타격 4관왕 달성할까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용병이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력이다. 흔히 적응력이 좋은 용병을 '한국형 용병'이라고 부른다. NC 다이노스의 용병 에릭 테임즈(29)는 대표적인 한국형 용병이다. 무엇보다 그는 적응력 뿐만 아니라 실력과 인성까지 갖췄다.
◆ 용병 최초 4관왕 도전
테임즈는 3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시즌 24호 홈런과 20호 도루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첫 '20(홈런)-2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NC 창단 후 첫 20-20 달성이다. 1999년 이병규(LG)의 68경기, 97년 박재홍(당시 현대)의 71경기에 이어 역대 3번째 최소 경기(73경기) 기록도 세웠다. NC가 아직 68경기를 남기고 있어 15년 만의 '30-30'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30-30'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7차례 나왔으나 2000년 박재홍이 마지막이었다.
또한 용병으로는 처음으로 타격 4관왕에 도전한다. 테임즈는 현재 타점 1위(75점), 장타율1위(0.726) 홈런 2위(24개), 타율 3위(0.337)를 기록중이다. 장타율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 2위인 롯데의 강민호보다 0.052나 높다. 홈런에서는 넥센의 박병호와 경합 중이다. 박병호가 4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고 있지만 기복이 있다는 단점이 있어 테임즈가 언제든 역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타점에서는 팀 동료이자 베테랑인 이호준의 추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테임즈는 지난달 20일 이호준을 역전한 이후 2주가 넘도록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타율에서도 타석이 적을 뿐 언제든 선두로 치고 나갈 여지가 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발을 내딛은 테임즈는 그해 타율 0.344, 홈런 37개, 도루 11개, 타점 121점, 득점 94점, 장타율 0.686를 기록했다. 2년차 징크스는커녕 2년차 상승세를 타고 순항 중이다.
◆ 인성을 갖춘 선수
테임즈는 지난 6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나눔'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어, 영어 두 언어로 게재된 이 글에서 테임즈는 "그동안 NC에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제 내가 보답할 차례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전남 고성의 고아원 아이들을 돕기 위해 모금 행사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경기장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테임즈는 이번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또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고아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기금을 마련해 병원 등에 기부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렇게 스스로 계획을 한 뒤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어 공부도 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마음이 팬들에게도 전달이 된 것일까. 테임즈는 얼마 전 2015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의 1루수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올스타전 출전이 확정됐다. 1루수의 쟁쟁한 후보들인 박병호(넥센), 김태균(한화)등을 모두 누르고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선수단은 물론 팬 투표에서도 국내 스타들을 누르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