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전자기업 도시바가 경영진의 탐욕에 흔들리고 있다. 도시바가 과다 계상한 영업이익 총액이 무려 2000억엔(약 2조원)으로 불어났고 이로 인해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도시바는 자금조달 문제에 직면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도시바를 특별주의종목으로 지정할 전망이다. 일본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사태가 어느 선까지 확대될 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내에서는 경영진 간 대립과 탐욕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12일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사태의 뒤에는 최고경영진 사이의 불화와 이들의 이익지상주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사키 노리오 부회장이 사장 시절 니시다 아쓰토시 전 사장보다 나은 실적을 요구했고 이것이 회계조작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니시다 전 사장은 현 상담역으로 사사키 부회장과 대립하고 있다. 일본 재계에서는 '사장이 바뀔 때마다 파벌이 바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시바 내 파벌 대립이 극심했다고 전해진다.
도시바는 지난해 4월로 끝난 회계연도 기간까지 모두 5년 간 회계조작 규모가 2000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자위원회(위원장 우에다 히로카즈 전 도쿄고검 검사장)의 조사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다. 당초에는 인프라 관련 사업에서 548억엔(약 5000억원)정도의 회계조작이 알려졌을 뿐이다. 현재는 컴퓨터, TV, 반도체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회계조작이 드러나고 있다.
회계조작의 실체가 드러나자 일본 내에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배신한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신뢰가 무너지면서 도시바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신용 하락으로 자금 조달이 막히는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주거래 은행에 5000~6000억엔(약 4조6000억~5조5000억원)의 '차입한도 증액' 신용공여 설정을 요청하고 보유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 매각도 검토 중이다.
도시바는 회계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난 5월 3자위원회에 조사를 위촉했다. 3자위는 이르면 오는 17일 조사결과를 정리한다. 도시바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과거 성과를 수정하고 연기 중인 2015년 3월기 연결 결산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