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재고주택과 수도권 매매거래시장이 일제히 회복세로 돌아섰다. 신축주택에 비해 낮은 투자성과 주거 만족도 때문에 외면 받던 재고주택은 전셋값 급등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다. 지방보다 위축됐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면서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전셋값에 비해 제자리걸음만 하던 집값도 거래가 늘면서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2015년 상반기 주택시장은 거래·가격·공급 측면에서 '트리플'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 거래가 늘면서 매매가격이 올랐고, 주택 공급도 증가했다. 상반기 주택 실거래량은 61만여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전국 집값은 평균 1.8% 올랐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3.23% 상승했다. 아파트 분양 공급량은 총 19만5000여 가구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이러한 트리플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 매수심리를 자극한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의 부동산 지표 상승을 견인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 변동성과 저성장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거시경제의 회복 정도를 고려해 볼 때 금리 상승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늘어난 거래량에 비해 집값 상승률은 과거와 달리 미미한 수준이다. 주택 거래량의 증가와 집값 회복력이 서로 상관성을 잃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주택 거래의 증가는 가계부채의 증가를 동반하고 있으며 전체 재고 중 실질적인 주택 거래 회전율도 사실상 점점 낮아지고 있다.
실수요 매매전환을 유도한 전셋값 상승세도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최근 급증한 신축주택 공급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몇 년째 공급이 크게 늘어난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입주가 시작되는 2~3년 후 공급 과잉에 따른 일시적 집값 하락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종합해보면 하반기 주택시장은 전세난 여파로 실수요 주택 거래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상반기보다 집값 상승폭은 낮아질 전망이다. 하반기 주택시장은 불안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