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선의 세상만사] 대통령은 왜 침묵하는가
지난 21일 일본 정부는 2015년 방위백서를 각의에서 의결했다. 여기에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어 표기)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내용이 11년째 토씨하나 바뀌지 않고 들어 있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당일 가나스기 켄지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 공사를 외교부로 불러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항의했다.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때인 2005년 방위백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처음 기술한 이래 11년째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데 우리가 한 일은 고작 '항의'뿐이다.
일본이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그동안 수많은 매체와 방송에서 다뤘기 때문에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침탈 야욕은 더 이상 간과하면 안된다. 지금까지 일본은 18종의 교과서와 방위백서 그리고 해외광고 등을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못을 박았다. 한마디로 독도를 일본 땅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무력침탈 빼놓고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다 한 것이다.
일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독도가 한국 땅임을 입증하는 역사적 자료는 무수히 많다. 그중 최근에 발견된 고지도는 우리의 사실을 확실하게 뒷받침 하는 결정적인 자료다. (사)우리문화가꾸기회(회장 서영훈)에 따르면 이 지도는 18세기 일본의 유명 유학자이자 지리학자였던 '하야시 시헤이(林子平·1738~1793)가 제작한 1802년 판 대삼국지도(大三國之圖·세로 72x가로51cm)다. 이 지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상징하는 노란 색깔로 함께 칠해져 있고 지금까지 발견된 고지도 중 유일하게 독도 이름과 함께 '조선의 것'(朝鮮ノ持之)'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야시는 당대에 가장 저명한 지도 편찬자였다.
또한 일본 해군이 작성한 조선 동해안도(1876년)에도 독도를 울릉도와 함께 조선의 부속도서로 표기하고 있다. 이처럼 20세기 이전의 국내외 문헌과 지도에서는 독도가 우리 땅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일본의 대한제국 합병을 전후해 외국 문헌들에서 하나 둘 독도가 일본 땅 다케시마로 왜곡 표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고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과정에서 첫 번째로 희생된 영토라고 말했다. 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제2의 한반도 침탈 행위라고 비난한바 있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우리 땅이 틀림없다. 그런데 독도아카데미 소속 대학생들이 국내 대학교 도서관 검색 결과, 수입된 외국문헌의 지도 80% 이상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아베 정권의 주장에 우리나라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입장이 독도를 분쟁지역으로까지 명시했다. 그후 아베정권 들어서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는데까지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금의 상황을 일본이 독도를 차지하기 위해 치밀하고도 계획적이며 집요한 단계를 밟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이러한 일본의 행태를 한국에 대해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다. 일본이 줄기차게 독도를 자국의 땅이라고 홍보하는 동안에도 우리의 대통령과 정부는 투명인간처럼 조용하다. 국민들만 일본의 폭거에 힘겨운 시위를 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