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에이슬, 잘 되지만 생산 확대는 아직" VS "순하리, 유자 이어 복숭아까지 생산 확대"
사진 왼쪽부터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 '순하리 처음처럼 복숭아', 하이트진로 '자몽에이슬'
[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과일 소주 시장을 두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주류가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에 이어 추가 제품을 출시하고 '처음처럼' 생산라인까지 동원해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자몽에이슬'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제품 생산과 유통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최근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의 후속 제품으로 '순하리 처음처럼 복숭아'를 선보였다. 순하리 복숭아의 알코올 도수는 14도 복숭아과즙이 들어간 소주 베이스 칵테일 리큐어 주류다. 일명 과일 소주로 불린다.
롯데주류는 순하리 복숭아로 과일 소주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생산라인도 늘렸다. 순하리 유자는 출시 초기 부산·경남 지역에만 출시를 계획했던 만큼 강릉 한 곳에서만 생산했다. 하지만 현재 군산과 경산 등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 생산라인을 총동원하고 있을 정도로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순하리 제품만 월간 45만 상자(365ml*20병) 정도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순하리 제품들은 처음처럼 라인에서 재고들을 확인하며 강릉·군산·경산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과일 소주 시장에 대한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주류 시장 전반에 불고 있는 저도화 트렌드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자몽에이슬'을 출시하며 과일 소주 시장에 뛰어든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자몽에이슬은 출시 열흘 만에 320만 병이 팔렸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생산 확대와 추가 제품 출시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소주 시장 점유율 47%에 달하는 참이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자몽에이슬은 매화수, 복분자주 등이 생산되고 있는 청원공장의 기타제조주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자몽에이슬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참이슬 라인을 이용해야한다. 하지만 월평균 1억3000만병이 팔리는 참이슬을 생산을 중단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이로 인해 자몽에이슬의 생산량은 순하리의 절반 수준이다. 제품도 수도권 일부 지역과 유흥점 외에 가정용으로는 아직은 판매되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자몽에이슬이 참이슬과 같은 주력 상품이 아닌 상황에서 당장의 매출이 좋다고 생산을 늘릴 생각은 없다"며 "추가 제품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은 관망세로 과일 소주 시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는 과일 소주를 보는 주류 업계 시각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롯데주류가 저도주의 과일소주 시장 확대를 전망한다면 하이트진로는 잠깐의 유행에 그칠 것이란 생각에 투자에 인색한 것"이라며 "이들 기업의 판단이 향후 소주 시장 점유율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