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
신흥국 수요 회복돼야 상승세 이어갈 듯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주식시장에서 오랜 침체에 놓여있던 현대기아차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주가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달 판매실적이 부진했다는 소식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현대차(위)와 기아차(아래) 주가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키움증권 제공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 대비 0.35%(500원) 오른 14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차는 지난달 17일 장중 한때 12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후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서 9거래일 만인 지난달 30일까지 21.45%나 올랐다.
기아차도 전일보다 0.94%(400원) 올라 4만2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는 지난달 13일 장중 4만200원까지 내려가며 신저점을 찍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지난달 21일 전일 대비 3.06%, 27일 4.43%, 30일 2.57% 오르는 등 상승폭을 넓혀 지난달 31일까지 총 7.07%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전일 대비 1.20%(2500원) 오른 21만원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달 17일 18만5500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새로 쓴 이후 7거래일 만인 지난달 28일까지 15.36% 급등했다.
이들 주가가 신저점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까닭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오른 것. 지난 6월22일 1100.30원이던 환율은 지난달 31일 1172.20원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이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업종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자동차주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주로 꼽고 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1.6%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로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아울러 하반기 실적 전망도 비교적 밝은 편이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3분기 매출액은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해 전년동기 대비 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단 투싼의 글로벌 확대 출시 효과가 온전히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이어 "최근 원·달러 상승과 중간배당 지급 등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악화됐던 투자 심리를 개선키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세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수요 회복과 이종통화 안정화 등의 산헹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