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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세상만사] 성교육 아닌 성폭력을 가르치는 이상한 학교

최근 한 공립고에서 일어난 성추문으로 나라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130명 이상의 여학생과 여교사들이 1년 넘게 교장을 포함한 50대 남선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이다. 해외토픽에나 올라갈 일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것도 공교육을 시키는 학교에서 오랫동안 자행된 사건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결과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해당교사 5명은 경찰에 고발조치 됐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가피해에 대해 조사 중인데 수업 중 교사가 학생들에게 '원조교제 할래?'라는 말을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교장은 피해 여교사들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보고 받았지만 묵살했다. 오히려 다른 가해교사들과 함께 성추행에 가담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성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신고센터나 성추행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마다 전국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까지 성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는 교육부의 교사 성범죄 대책이 전무함을 보여준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솜방망이 수준인 교사들의 성범죄 처벌 규정과 권위주의에 입각한 군사부일체의 잔제, 교단 특유의 온정주의, 비민주적인 문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문제를 키웠다고 생각된다.

이번 사건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여학생들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스승에 대한 배신감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하지만 교사들이 교실에서 1년 넘게 지속적으로 동료여교사와 여제자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반복했다는 사실은 학교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평균보다 7배나 많은 학생이 징계성 퇴학이나 자퇴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번에 터진 대규모 성폭력 사건은 '뒤처진 학력을 따라잡는다는 미명 아래 일부 간부 교사들이 주도한 구조적 폭력의 일부'라는 게 피해 교사들과 교육계의 설명이다.

교장 등 가해 교사들이 중심이 돼 선도나 상담보단 징계와 처벌 위주로 학교를 운영해왔음이 드러났다. 또 벌점과 징계, 퇴학과 강제전학이 일상화됐고 비교육적 분위기에 억눌린 학생들과 힘없는 신규 교사나 기간제 교사 등을 상대로한 폭력이 일상화 됐다.

가해교사들이 젊은 여교사와 여학생들에게 저지른 비인격적인 대우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성희롱을 일삼는 등 함부로 대해 온 사실도 피해학생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이렇게 장기간 성폭력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원인은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를 재임용하거나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는 허술한 법제도 때문이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각종 성범죄로징계를 받은 교사는 230명이다. 하지만 교단에 남아있는 가해교사는 53%인 121명이나 된다. 절반이상의 성범죄 교사들이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교사들을 믿고 어떻게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지 교육당국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피해교사들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는 선생에 대해 신뢰할 수 없게 됐고 피해교사들도 교직에 대한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성범죄를 저지른 선생들은 학교나 학원 등 교직 계통에서 영원히 퇴출시키는 법이 제도화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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