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증명서 반환...1200억원 규모 자금 이탈 가능성↑
"계열사 지분 모두 처분 의도" 관측에 증권가 '촉각'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보험업종이 손해율 개선 등에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화재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경험한데다 투자금 이탈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시름하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화재는 전일 대비 2.69%(7000원) 내린 2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24만6500원까지 떨어져 5개월여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삼성화재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청구한 날인 6일 기관 매도가 거세지며 전일 대비 2.98%(8000원) 떨어진 26만500원에 장을 마치기도 했다.
양일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억5100만원, 174억5600만원어치의 삼성화재 주식을 내던졌다.
◆삼성물산-제일모직 주매청구 이후 '뚝뚝'
6일 엘리엇은 삼성물산 보유 지분 7.12% 중 4.05%에 달하는 약 773만주에 대해 주식매수권을 청구했다. 액수로는 4425억원 수준이다. 일성신약은 약 2117억원 규모의 보유 지분 전량 370만주를 청구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3.50%(2000원) 내린 5만72000원에 거래를 마쳐 삼성물산이 정한 행사가격인 5만7234원을 밑돌았다. 이어 다음날엔 낙폭을 더 키워 전일 대비 5.25%(2900원) 빠진 5만2300원으로 장을 마감, 반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제일모직도 6일 4.17%(7000원) 떨어진 16만10000원을 기록한데 이어 7일 4.66%(7500원) 내린 15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주식매수청구가인 15만6493원을 하회했다.
양일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선 외국인이 613억1100만원, 기관이 666억800만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거센 후폭풍…끝난 게 끝난 게 아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청구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는 합병취소 요건인 1조5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엘리엇과 일성신약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해온 만큼 삼성물산이 제시한 행사 가격인 5만7234원에 대해 법원에 '지나치게 낮다'며 가격 재산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엘리엇이 삼성물산 보유 지분에 대해 주식매수권을 행사함으로써 추후 엘리엇이 보유 중인 삼성그룹 관련주 전량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달 24일 예탁결제원에 삼성물산(7.12%) 주식과 함께 삼성SDI(1%), 삼성화재(1%)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환했다.
엘리엇이 삼성SDI와 삼성화재에 보유한 주식은 각각 68만7650주, 47만3050주 규모다. 이를 전량 처분한다고 가정할 경우 7일 종가기준 삼성SDI에선 570억원, 삼성화재에선 1182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자본시장 시행규칙에 따르면 주주권 행사기간 만료 전 실질주주증명서를 반환하면 주식 처분 제한이 풀린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이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어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