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삼성물산 합병안에 손든 국민연금과 KCC가 막대한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지분율은 각각 11.88%(1856만1301주)와 5.04%(697만7871주)에 달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 주주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 16일 각각 6만9300원과 18만4000원이었다. 그렇지만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 주가는 7일 5만2300원과 15만3500원으로 불과 3주 사이에 각각 24.53%, 20.87%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서 3155억원, 제일모직에서 2826억원 등 총 5981여 억원의 평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계열사 12곳의 지분 5% 이상을 보유 중으로, 합병안 통과 이후 80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의결권을 행사하면서도 속 시원한 이유를 내놓지 않아 도마에 오른 바 있다.
KCC도 마찬가지로 난감한 상황이다.
KCC는 지난 7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8%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8579억원, 561억원으로 각각 3.8%, 19.7%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은 KCC의 무리한 자사주 매입이 실적 악화에 기여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앞서 KCC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백기사'를 자처하며 지난 6월10일 종가 7만5000원에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사들였다. 매입가격은 6743억원으로 KCC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두 배가 많았다.
이에 따라 KCC는 자사주 취득 이후 현재까지 삼성물산에서 2113억원, 제일모직에서 3437억원 등 총 5550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KCC주가도 합병안이 통과된 지난달 17일부터 현재까지 6.06% 빠졌고 시가총액은 385억원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