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우리군 당했다
DMZ내 MDL 넘어와 매설
지뢰 1967년이후 48년만
유엔정전위 "정전협정 위반"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국방부는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우리 측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에 대해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확실시되는 목함지뢰 폭발"이라고 10일 결론내렸다.
국방부는 이날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지형상의 특징이나 아군의 활동 및 폭발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유실된 지뢰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군을 위해할 목적으로 적이 매설한 게 확실하다"며 이같이 결론내렸다. DMZ 수색을 위해 소초(GP) 철책을 넘던 김모(23)·하모(21) 하사는 폭발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다.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 조사에서 폭발물의 정체는 북한군의 목함지뢰로 확인됐다.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일종의 대인지뢰다. 살상 반경은 최대 2m이다. 북한군은 DMZ 안의 군사분계선(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했다.
합동조사단장인 안영호 준장은 "사고 지점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내리막 경사지이고, GP 인근 추진철책을 설치할 당시 통문의 남쪽 지역은 지뢰 제거를 완료했다"며 "지난달 22일에도 사고 지점에서 정상적으로 작전했고 폭발물 잔해 분석 결과 유실된 목함지뢰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폭발지점이 우리 측 철책 통문에 가깝다는 점도 고의적 매설의 증거라는 설명이다.
매설 시점은 지난달 26일에서 이달 1일 사이가 유력하다.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적의 GP 병력이 지난달 25일 교대했고, 우리 수색대의 작전주기를 감안할 때 늦어도 이달 1일까지 매설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안 준장은 "수거한 철재 잔해물이 녹슬거나 부식된 것이 없고 소나무로 만든 목함 파편에도 부식 흔적이 없을뿐더러 강한 송진 냄새가 난다. 오래전에 매설됐던 것이 아니라 최근에 매설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한국 국방부 및 합참과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사고는 1967년 이후 48년 만에 발생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서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방해하기 위한 공작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대북 경고성명'을 통해 "이런 북한의 도발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