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48% 상승…정유화학 '깜짝' 반등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화학주가 반등했다. 정유·화학 업종은 올해 2분기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유가 불안정 등에 가뭄 장세를 이어 왔다. 깜짝 반등한 이들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유화는 전 거래일 대비 2.51%(3500원) 오른 14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대한유화는 전날 11.43% 하락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22.5%가 빠졌지만 국제유가 반등 소식에 상승 전환했다. 롯데케미칼(3.11%), SKC(2.6%), OCI(0.33%), 휴켐스(0.22%), 유니드(1.27%), 코오롱인더스트리(2.21%)도 일제히 올랐다.
LG화학은 종일 2%대 상승하다 장 막판 쏟아진 매도물량에 22만250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한화케미칼과 금호석유도 종일 상승분을 반납하고 각각 1만9150원, 6만100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달러 약세와 BP의 공장 가동 중단 소식에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9달러(2.48%) 오른 44.9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1.8달러(3.7%) 오른 배럴당 50.42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29일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달러화가 2주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금값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은 일제히 오른 영향이다.
BP가 하루 24만 배럴을 정제하는 정유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힘에 따라 공급 과잉 우려가 완화된 것도 유가 강세를 부추겼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정유·화학주에 대해 여전히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기준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48.1달러로 6월 고점대비 24% 떨어지고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43.9달러로 29% 하락했다"며 "올해 하반기 서부텍사스산원유를 기존 60달러에서 50달러로, 두바이유는 기존 63달러에서 55달러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곽 연구원은 그러면서 "화학업종에서 유가와 중국 수요는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이기에 단기적으로 시장에서 우려가 확대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유가하락이 가능하므로 과거 유가와의 상관관계를 통해 대응전략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서부텍사스원유는 고점 대비 27% 떨어졌고 주가 하락폭은 KCC(-32%), 금호석유-30%), 유니드(-28%), SK이노베이션(-27%) 순으로 컸다"며 유가와 상관관계가 적은 효성, 실적이 좋은 유니드, 휴켐스 등을 추천했다.
정유주의 하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말까지 유가가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은 있지만 지난 연말 연초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미 유가 수준이 낮기 때문에 실적 충격은 약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