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눈물보다 더 진한 것은 돈'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골육상쟁'을 불사한 경영권 다툼과 동아제약 회장의 아들이 벌인 '갑질'을 보면서다.
재벌자제들의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땅콩회항'으로 유명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이어 이번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아들 강정석(51) 동아쏘시오그룹 사장이 주인공이다.
강 회장의 4남이자 3세 경영인인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사장의 '갑질논란'은 사건 5개월이 지난 15일 경찰이 7월 22일 검찰에 송치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강 사장의 행동을 두고 SNS상에서는 "노트북이 껌값이니 마구 부쉈겠지? 나이도 적지 않은데, 본인이 한 일이라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인데 그게 갑질할 위치인가 봅니다" 는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편, 앞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차남 강문석 전 대표와 4남 강정석 사장의 후계구도였다. 그러나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강신호 회장과 차남 강문석 전 대표의 지분 다툼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강 전 대표가 졌고 2008년 구 동아제약 지분 전량을 매도한 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전 대표는 2011년 우리들제약 인수 등 사업을 확장하려다 경영이 악화됐고, 지난 2012년 12월에는 배임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그의 한남동 저택 역시 최근 경매로 넘어가는 등 '비운의 황태자'라는 꼬리표도 달았다.
형제의 난은 기본적으로 복잡한 가계구도에서 비롯된다. 강신호 회장은 두 번 결혼했다. 강 회장에게는 4남 2녀가 있다. 첫째 부인 박정재 씨와 사이에 장남 의석(63) 씨, 장녀 인경(61) 씨, 2남 강문석(55) 전 동아제약 대표, 3남 우석(53) 씨, 차녀 윤경(52) 씨를 뒀다. 그리고 4남 강정석 사장은 둘째 부인 최영숙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사장은 2013년 3월 동아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후 강 회장의 동아ST 주식 35만7935주(4.87%),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 21만1308주(4.87%) 전량을 받고 동아쏘시오그룹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그러나 이번 노트북파손 사건으로 3세 경영인의 자질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달 가까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 역시 복잡한 가계구도와 돈 때문이다. 이 난의 주인공은 신동빈(61) vs 신동주(62)와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대결구도다. 비극의 시작은 아버지가 아들 신동빈(롯데그룹 회장)씨를 해임시키려다 오히려 반격을 당해 롯데홀딩스로부터 전격 해임 당하면서부터다.
지난 4일 일본과 한국 내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7개 사장단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신 회장이 유리한 게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17일 롯데홀딩스의 주총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에 있는 롯데그룹은 재계순위 5위로 롯데시네마,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아울렛을 비롯한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손해보험, 롯데관광개발 등 규모가 엄청나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번 83조(2013년 기준)의 대부분 수익은 신씨 일가와 일본인들이 배당받는 구조다. 이로인해 국민들이 받는 무력감과 분노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언제까지 적은 지분을 갖고 편법으로 지배하는 것도 부족해 거대 기업을 개인 소유인양 여기는 재벌의 횡포를 눈감아 줄 것인가? 또한 기업의 세금탈루 등 온갖 비리는 물론 재벌자제들의 도를 뛰어넘는 갑질 역시 솜방망이 처벌로 그치는 현실에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실현될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