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합병 과정…SK-SK C&C 주가↑ vs 삼성물산-제일모직↓
13일 종가 기준 환산주가 계산 시 SK C&C 실질적인 황제주
'광복절특사' 최태원 경영 복귀…그룹 청사진 기대감 '상승'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SK그룹의 지주회사로 최근 합병한 SK㈜가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을 제치고 실질적인 '황제주' 1위 자리에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기준 환산주가 순위에서 SK C&C의 환산주가는 776만2500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개월간 1위를 지켜온 제일모직은 환산주가 730만원을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환산주가는 상장사들의 액면가가 각기 다른 점을 고려해 모든 주식을 액면가 5000원에 맞춰 주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증권시장에서는 환산주가를 가지고 실질적인 황제주를 가린다.
SK C&C는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14%(6500원) 오른 31만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 C&C 주가는 SK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꾸준하게 상승했다. SK C&C가 SK와의 합병을 발표한 지난 4월20일 23만1500원이던 주가는 현재까지 34.12% 올랐고, 환산주가는 578만7500원에서 200만원 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0조2000억원에서 13조6620억원으로 3조4620억원 증가했다.
◆두 그룹, 같은 듯 다른 합병이슈
SK그룹은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 주식과 약 1대 0.737 비율로 교환하는 흡수 합병 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했으며, 합병 사명은 SK㈜로 결정했다. SK 구(舊)주권은 지난달 30일부터 매매거래가 중지된 상태로 오는 17일 신주 상장된다.
증권가에서는 SK C&C 합병 이후 기존 사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주가도 낙관하고 있다. 기존 SK C&C의 IT서비스 사업은 다음 달 클라우드 발전법이 시행되면서 SK C&C의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특별사면되면서 SK그룹에 청신호가 켜졌다. 13일 SK하이닉스가 전일 대비 3.07% 오른 것과 함께 SKC(6.63%), SK이노베이션(6.57%), SK가스(2.96%), SK케미칼(2.93%) 등 그룹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상승했다. SK네트웍스와 SK증권, SK컴즈도 1%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이후 주가가 줄곧 하락하면서 SK C&C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일모직은 네이버를 제치고 환산주가 1위에 오른 지난 2월10일 이후 처음으로 '실질 황제주' 자리를 빼앗겼다. 제일모직 주가는 13일 종가기준 14만6000원을 기록해 주총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16일 19만4000원에서 24.74% 역주행했다. 이 기간 환산주가는 970만원에서 730만원으로 주저앉았고, 시가총액은 26조1900억원에서 19조7100억원으로 6조4800억원 증발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12월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해 상장에 나선 이후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공모가인 5만3000원에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둘러싸고 벌어진 엘리엇과의 지분 다툼을 전후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승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SK C&C는 승승장구하는데 반해 제일모직은 주가는 크게 내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SK C&C 합병은 반대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찬성한 국민연금도 뭇매를 맞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