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반대' SK는 오르고 '찬성' 제일모직은 떨어져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기금규모 500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투자운용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한 SK와 SKC&C의 주가는 크게 오른 반면 합병에 찬성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는 도리어 떨어진 것.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손을 든 국민연금은 두 회사의 주가를 포함해 삼성그룹 투자에서 모두 1조5000억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당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지분율은 각각 11.88%(1856만1301주)와 5.04%(697만7871주)에 달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주주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16일 종가기준 각각 6만9300원, 19만4000원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진 주가는 한 달 만에 각각 28%, 25%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서 3629억원, 제일모직에서 3384억원 등 총 7013억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계열사 12곳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합병안 통과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 투자에서만 17일 현재 2조7천여억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주총에서 찬성의결권을 행사하면서도 찬성 이유를 밝히지 않아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반면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의견을 표한 SK와 SK C&C 주가는 큰 폭 상승했다.
SK C&C 주가는 SK와의 합병 과정에서 꾸준하게 상승했다. SK C&C가 SK와의 합병을 발표한 지난 4월20일 23만1500원이던 주가는 합병 신주로 상장하기 전날인 지난 13일까지 30% 이상 올랐고,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0조2000억원에서 13조6620억원으로 3조4620억원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SK C&C의 경우와 반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크게 내려 국민연금의 투자 기준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