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에드아르 프레르/Returning from the market/Oil on Board/41 x 33 cm
프랑스의 화가인 피에르 에드와르 프레르(Pierre Edouard Frere/1819-1886)의 작품이다. 그의 아버지는 악보를 출판하는 일을 했고 형 역시 화가였다. 가끔 화가들 중 음악과 미술 일에 종사하는 가족이 있는 화가를 만나면 나는 참 반가워진다. 나 역시 미술을 전공했고, 엄마도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엄마와 나는 늘 통하는 것이 많았다. 프레르도 화가였던 형과 통하는 것이 많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명의 꼬마가 무엇인가를 잔뜩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바구니 안에는 사과가 가득하다. 꽤 많은 양의 사과라 힘들어 보이기도 하지만 굳게 다문 입이 '우리 반드시 성공하자' 라는 결심으로 보인다. 혼자서는 절대 옮길 수 없는 짐도 둘이 함께라면 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것. 그것이 바로 '협동의 힘'이다. '벌들은 협동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던 E.허버트의 말처럼 세상에는 결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 많다. 그럴 때 마다 우리는 친구와 동료와 가족과 함께 그 일을 해낸다.
에드와르 프레르의 작품이 어렵지 않고 가깝게 다가오는 건 바로 소박함에 비밀이 있다. 대단하고 화려한 것을 그리려 하지 않고 그 당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것. 그런 그림이야말로 보는 이에게 가장 잔잔한 감동을 준다.
1847년 프레르는 파리 근교의 에쿠엥이라는 작은 마을로 이사를 간다. 그리고 일주일에 며칠은 자신의 아틀리에를 개방한다. 동네 꼬마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화실을 구경 왔고, 프레르는 화실에 놀러온 꼬마들을 주인공으로 한 서정적인 일상을 그림에 담는다. 그 시절 영국의 미술 비평가였던 존 러스킨은 프레르의 그림을 보고
"프레르는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가 보여주는 깊이감과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의 우아함, 그리고 프라 안젤리코의 성스러움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하나로 응집하고 있는 듯하다."
고 말할 정도로 일상을 침착하게 담아낸 그의 그림을 극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레르의 그림은 프랑스보다 영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크기가 크기 않아 집에 걸어놓기가 수월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한 그는 살롱전과 세계 박람회 등에서도 많은 메달을 수상하며 인정을 받았다.
평범한 장면을 화폭에 담은 화가가 비범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우리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지만 멀리서 볼 때는 모두 비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소박한 일상을 매일 잘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는 말을 나는 프레르의 그림을 볼 때마다 떠올린다.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www.sotongart.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