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이후 제일모직·삼성물산株 각각 30% 이상 하락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통합 삼성물산 출범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일모직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당초 합병안이 통과되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란 투자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공식 출범을 앞두고 주가가 반등하면서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전날 대비 1만2500원(7.55%) 오른 17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 상장을 앞둔 27일, 전일보다 2200원(5.02%) 상승한 4만8100원의 거래를 끝으로 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 25일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까지 각각 32.83%, 5.02% 올랐다.
앞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 등에 문제를 제기한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추진,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양사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큰 폭 하락했다.
이에 지난 24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나란히 연저점을 찍었다.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 이슈로 크게 오른 지난 7월16일 종가기준 19만4000원에서 지난 24일 13만1000원까지 32.47% 하락했다. 삼성물산도 7월16일 6만9300원의 마감가를 기록한 이후 지난 24일 4만4500원까지 35.78% 역주행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제일모직 주식 1455억원 어치, 삼성물산 주식 3390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같은 기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시가총액도 각각 6조4800억원, 3조8742억원이 줄어들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1일 합병해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한다. 제일모직이 존속 법인이고 삼성물산이 소멸 법인이지만 통합 사명은 삼성물산이 된다.
통합 삼성물산 주식수는 보통주 기준 1억8969만45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54%의 지분을 가져 최대 주주가 되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51%)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5.51%), 이건희 회장(2.86%) 등 총수 일가는 30.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통합 삼성물산 주가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인 데에는 합병주총 이후 단기적인 수급 요인이 컸다"며 "통합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커지면 신규 투자가 유입될 수 있고 건설과 패션부분의 실적도 올해 4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어서 주가 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후 시너지효과는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수차례 언급돼 왔다"며 "통합법인이 출범했다고 해서 주가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합병 3개월 후 발표되는 통합 재무제표 결과에 따라 모멘텀(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통합 삼성물산 목표가를 25만원으로 제시하고 "통합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각사의 실적 추정치와 자산·영업가치는 충분히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가치를 계산해 목표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9월1일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고 2일에는 첫 이사회를 열어 의장을 선출한다. 이어 서초사옥에서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이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