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61년전 김일성 자리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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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61년전(54년 건국5주년 열병식) 북한 김일성 주석의 자리에 서서 중국군의 위력 과시를 지켜봤다. 6·25에 참전해 한반도 통일을 막았던 바로 그 군대의 후예들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끌었던 노태우 정권의 주역들은 이 순간을 상상이나 했을까.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군사대국 중국의 실력을 실감하게 했다. 중국은 병력 1만2000여명과 500여대의 무기 장비, 200여대의 군용기를 동원했다. 이 무기들은 모두 중국산으로 상당수가 이번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이번 열병식은 최초로 '항일 승전'를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난 14차례의 열병식은 모두 건국절(10월 1일)에 열렸다. 승전일 열병식은 미국과 일본의 대중국 포위망을 겨냥한 것이다. 최초로 공개된 '항모 킬러' 둥펑-21D 미사일이 그 증거다. 이 미사일은 남중국해에서 중국 포위에 나선 미 해군에게 위협적이다.
과거 6·25때 중국군의 위협에서 미군의 도움을 받은 한국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한국은 여전히 미군에게 안보를 의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경제·군사 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세계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는 속설은 중국 '증시 폭락' 사태 와중에 입증됐다. 중국의 군사대국 굴기로 미중 두 '왕별'간 군비 경쟁은 이제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경제교류가 중심이었던 양국 관계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박 대통령은 90분 동안 열병식을 바라보면서 한국 외교의 미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