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차기태 기자]미국의 금리인상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이 미국이 금리를 올려선 안된다고 주장한데 이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도 이같은 요구에 동조했다. 특히 리가르드 IMF 총재는 미국이 영원히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7일(현지시간)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실은 '지긋지긋한 연준'(Fed Up with the Fed)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일반 근로자와 미국 경기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표와는 다른 고용 현실과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금리인상 반대론읖 폈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이 5.1%로 발표됐지만, 파트타임 근로자와 한계 고용 근로자를 제외하면 10.3%로 올라간다. 올해 들어 미국 일반 근로자의 실질 임금도 0.5%나 줄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금리는 일반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있을 때 올린다"면서 "지금 미국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인 연 2%에 훨씬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리 인상은 미국 내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면서 "지금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유보하는 아주 쉬운 결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의 수석 경제연구원 카우식 바수도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바수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큰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지만 당장은 일부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중국 경제의 성장 전망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지나치게 빨리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신흥국가들에 공황 상태와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초 보고서에서 "중국 경기 둔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다"면서 미국에게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을 향해 영원히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요구했다. 리가르드 총재는 지난 5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금리를 오랜 기간 인상하지 않았다"며 "내가 감히 말하자면 연준은 영원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도 IMF는 미국 경제에 관한 연례분석 보고서를 통해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징후가 있을 때까지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