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 실리나
고폭실험 갑자기 중단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
탄도미사일 발사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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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보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고폭실험 현황을 묻는 질문에 "금년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고폭실험은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크기로 소형화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 개발에 몰두해 온 북한은 그동안 활발하게 고폭실험을 해 왔다. 1980년 후반부터 평양시 용덕동의 고폭실험장에서 100여차례 이상의 고폭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고폭실험 중단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5일 일본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은 핵폭탄을 중·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한다는 목적이 있어 과학자들이 핵폭탄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핵실험을 요청하는 것 같다. 북한 지도부에서 핵실험 단행 여부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페리 전 장관의 예상보다 북한의 핵탄두 기술이 진전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북한의 고폭실험장의 폭발구 크기가 작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폭발구 변화와 함께 고폭실험이 중지된 것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궤도에 올라 자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이날 국감에서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 다종화, 소형화, 정밀화를 계속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크게 보고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에 대해 "북한의 핵탄두가 몇 개라고 공식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 다만 플루토늄량 기준으로 탄두 수보다는 몇 기 정도로 추정하는 식"이라며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40㎏으로 치고 핵탄두 1기 만드는 데 기술에 따라 다르지만 플루토늄 6㎏이 들어간다면 그 정도 능력이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실전배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 들어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을 공식 천명하기도 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사정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이날 "그런 예상을 국내외서 하고 있지만 현재 그런 징후를 포착한 것은 없다"고 말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같은 날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김정은 정권의 불확실성에 비춰 8·25 합의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당 창건 기념일 즈음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