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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비치, 3년 연속 적자 이어 상반기도 9억원 영업적자
3차례 유증으로 100억원 투자...'밑빠진 독 물붓기'우려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계열사 비디비치(VIDI VICI)코스메틱의 연이은 손실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이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화장품 업계에서 지위를 굳히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비디비치가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신세계인터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인터는 전 거래일 대비 2.05%(2500원) 내린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세계인터 주가는 자사의 2분기 실적 향상 전망에 따라 지난달 12일 종가기준 16만3000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26.68% 역주행했다.
15일 신세계인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비디비치는 올해 상반기 9억91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6억1800만원이다. 전기 영업적자 61억7000만원과 당기순손실 66억9400만원에서 크게 줄었으나 적자 추세는 3년째 계속되고 있다. 비디비치는 지난 2012년 23억원, 2013년에도 4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673%에서 21%로 급감했고, 부채비율은 25%에서 1000%를 넘어섰다.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신세계인터는 올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총 18개 매장을 13개로 줄이고 홈쇼핑 브랜드인 '터치바이 이경민'도 없앴다.
비디비치는 지난 2005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이경민 원장이 론칭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이 지난 2012년 6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그동안 신세계인터는 보브, 지컷, 톰보이 등을 필두로 패션 대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왔다. 수출 라인업을 갖춘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 잔출 소식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 올렸다. 실제로 당시 신세계인터의 비디비치 인수 소식이 전해진 2012년 3월 주가는 하루 만에 7% 이상 오르는 등 5거래일 동안 14.35% 급등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는 비디비치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3년 동안 신세계인터가 비디비치에 지원한 금액만 총 102억원에 달한다.
비디비치는 올해 2월 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 등 회사 운영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인터는 33억원 가량을 비디비치에 지원했다.
비디비치는 앞서 운영자금 명목으로 지난 2012년 말 40억원, 지난해 30억원씩 유증을 실시한 바 있다. 이때도 신세계인터는 각각 39억원, 30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문제는 비디비치의 적자가 신세계인터 주가까지 끌어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증권가에선 신세계인터의 3분기 매출이 작년 3분기 대비 14%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쳤고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인터는 화장품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는 지난 3월 비디비치 주식 800만주(12.27%)를 새로 취득한 데 이어 지난 8월 주식 30만9981주(2.80%)를 사들여 지분율을 올해 초 82.96%에서 98.03%로 늘렸다. 그러면서 홍콩 매장을 늘리고 면세점 사업을 확장했다.
신세계인터의 행보를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시장의 우려와 함께 비디비치의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가 공존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