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새누리당 토론회 보이콧
"집권여당 무시" 새누리 당혹
김무성 "악마의 편집"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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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포털에 대한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새누리당이 주최한 토론회를 '보이콧'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국감 준비와 패널 구성의 편향성 등을 이유로 새누리당의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토론회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국감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려던 새누리당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직접 토론회 준비를 지시한 김무성 대표는 '악마의 편집'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16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포털뉴스의 오늘과 내일' 토론회에는 논란의 발단이 됐던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직접 작성한 최형우 서강대 교수, 조중동 등 메이저신문을 대변하는 한국신문협회의 허승호 사무총장, 포털 길들이기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의 노점환 미디어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는 한규섭 서울대 교수가 맡았고, 김 대표는 축사를 했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포털을 향해 "의도했든 안 했든 중립적 정보의 흐름을 결과적으로 왜곡한다면 국민이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포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돼야 한다"며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하고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시가총액이 약 15조원, 다음카카오는 10조원대 대기업으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축사를 하는 김 대표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인 이재영 의원은 "참석하지 못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으나 존중한다"고 말했지만 당내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당 관계자는 "정말 황당하다. 집권여당을 무시하는 것은 둘째치고 공적인 행사에 참석을 약속해놓고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당혹감과 함께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포털 측의 불참으로 토론회는 포털에 대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최 교수는 "범여권과 범야권의 표현에 비의도적이지만 경향성이 나타났다. 범여권에 부정적 기사가 많이 나타났다"며 보고서의 내용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신뢰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이 분석으로 포털이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 사무총장은 "종이신문과 포털은 불편한 관계다. 포털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이라며 "포털이 어떤 원칙으로 뉴스를 노출·배열하는지 알고리즘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 역시 "포털 뉴스 검색결과와 순서배치 등에 대한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털은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반격을 벼르고 있다. 국감에는 윤영찬 네이버 이사와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가 출석한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는 재벌 문제와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하지만 포털 국감으로 인해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