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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합병설에 주가 급등…오후 합병설 부인에 급락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합병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에 강세를 보이다 삼성중공업이 합병설을 부인함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1.87%(250원) 내린 1만3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99%(2650원) 떨어진 3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상승 출발해 장중 한때 1만415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합병설을 부인한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서 1만2800원까지 한때 떨어졌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장 초반 3만565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급락해 3만150원까지 미끌어지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추진 관련 기사는 사실과 다르며 현재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한국거래소의 합병 재추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는 "계획이 없다"고 잘라 부인했으나 이번 공시에는 '현재 미검토'라는 표현을 사용해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합병 추진설은 부인하면서도 양사 합병에 대한 재추진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5일 조선해양의 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상황을 봐가며 합병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의 발언으로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부각되며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은 지난 16일 각각 전일 대비 11.25%, 18.60% 급등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지난 16일 수요 사장단 회의 후 언론에 양사 합병 재추진의 당위성과 의지를 피력하며 합병설에 힘을 실었다.
이에 주식시장에서는 합병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17일에도 양사 주가가 급등했지만 삼성중공업의 공시 발표 이후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통과 여부와 삼성그룹 차원의 판단이 양사 합병 재검토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샷법에는 지난해 11월 양사가 합병을 포기한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주주의 주식매수청권과 관련해 요청 기간을 주주총회 후 20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합병을 결의했다. 두 회사는 플랜트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 슬림화와 통합 자재 구매 등으로 원가를 줄이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은 지난 11월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 행사되며 결국 무산됐다.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주식매수청구 금액은 7063억원으로 앞서 정한 매수대금 한도 4100억원을 초과한 것. 삼성중공업에 대한 주식매수청구 금액 9235억원을 합하면 두 회사는 1조6299억원을 지급해야 했다.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자 두 회사는 "합병법인의 재무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합병을 포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