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생태학을 연구하는 칼 필레머 코넬대 교수가 2004년부터 진행한 '인류유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칼 교수는 65세 이상 총 1500명 노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서 '삶에 대한 지혜와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 중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대부분 '너무 걱정하며 살지 말 걸 그랬다'는 대답이었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어른들이나 선배들한테 자주 듣던 '미리 걱정하지 마라'는 조언과 같은 뜻이다. 즉,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혹시 일어난다고 해도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고민한다는 건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것이다.
걱정은 곧 '스트레스'를 낳는다. 이 스트레스가 바로 면역력을 파괴시켜서 암, 중풍, 치매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칼 교수는 걱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걱정은 실제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우리는 실질적인 고민대상이 없음에도 앞서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발생할 부정적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칼 교수의 프로젝트 중 또 하나 의미있는 내용은 살면서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자원은 시간이다. 우리는 다시는 잡을 수 없는 시간을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낭비하고 있다. 게다가 그 실체하지 않는 걱정 때문에 오해를 쌓고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의 건강에 해를 입힌다.
칼 교수는 걱정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목표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하루의 일만 생각한다. 그리고 걱정하는 대신 걱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된다. 만약 무언가를 두려워 한다면 적어도 그것을 왜 두려워 하는지 이해하고 실체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때로는 그냥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것도 현명하다.
하지만 살다보면 얽히고 설킨 관계 때문에 걱정으로부터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에 처할 때가 종종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칼 교수의 조언처럼 내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걱정의 중심으로 들어가서 그 실체를 알게 되면 생각보다 걱정이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이나 고민의 실체에 대해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했고 자신이 살고 싶은 삶 대신 주위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삶을 살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죽으라 일을 하며 놓치거나 멀어진 자신의 꿈과 사랑 그리고 가족들에 대해 후회했다.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도 걱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 갈망한 날'이기 때문에 시간은 누구에게나 더없이 소중한 자원이다. 끝으로 칼 교수는 남은 시간을 걱정하며 낭비하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면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인생의 후회를 줄이는 일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