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고속철, 중국 역전승…원조 퍼주던 일본 충격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고속철도 수주전에서 중국이 일본의 신칸센을 밀어내고 역전승을 거두었다. 파격적인 융자 조건과 정부 차원의 판매 공세가 낳은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은 최대 경제 원조 상대국이자 세계 유수의 친일국가에서 중국에 패배하자 정계, 관계, 재계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인프라 수출을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신칸센의 해외 수출에 힘을 쏟은 아베 신조 정권은 이날 패배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진 나머지 인도네시아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측에 "대단히 유감이라는 의사를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확실히 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조코 대통령을 일본에 초청해 신칸센 탑승을 권하는 등 정상세일즈를 벌인 바 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에 '사업비 전액 융자', '인도네시아 정부의 채무 보증은 필요 없다' 등의 통 큰 제안을 연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자카르타의 쇼핑몰에서 중국의 고속철도 '허셰호'의 모형 전시회를 개최하고, 화려하게 차려 입은 여성 승무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은 고품질 전략으로 일관했다. 교도통신은 고속철도의 건설과 운행, 차량 제조 등의 주요 사업을 국유기업이 담당하고 채산성을 도외시하며 해외사업 수주 획득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에게는 일본의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제조업의 해외 진출을 국가 전략으로 제시, 고속철도를 원전 등과 나란히 수출의 중점 분야로 제정했다. 교도통신은 국가의 재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고속철도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조코 대통령의 구상을 중국 측이 능숙하게 반영하며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