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다음은 김무성, 현실화 되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파문 확산
청와대, 김무성 정면 비판
김무성 "오늘까지만 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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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를 두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유승민 찍어내기' 정국 당시 정치권에 떠돌던 '유승민 다음은 김무성'이라는 말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30일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며 김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공천 △전화 여론조사의 낮은 응답률 △당 내부논의 생략 등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역선택의 가능성이 있으며 응답률이 미미한 전화조사의 한계상 조직 동원력이 큰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총선 공천의 관리 주체가 되면 '세금공천'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질 수 있고 본질적으로 전화조사와 현장투표가 반영하는 여론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도 주장했다.
당초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유엔 방문 중에 합의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와 이를 둘러싼 당내 분란에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권에서 오가는 얘기에 대해 청와대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3시간여 만에 청와대의 입장이 '거리두기'에서 공개적으로 '확고한 반대'로 급선회한 것이다. 총선 개입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 형식을 취했지만 미리 준비된 '작심 비판'이었던 데다 대통령 보고 없이 청와대 입장이 나올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사실상 박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의 공개적인 비판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아주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이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얘기한 5가지 중 다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여론조사 응답률 2%, 이것 한 가지만 맞았다"며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낭비 등의 우려에 대해 대부분 틀렸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안심번호는 하나의 기술적인 부분이지 공천에 대한 룰이 아니다. 청와대랑 논의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에 압승을 거두며 당대표에 선출된 이후 정치생명을 걸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일각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청와대의 입김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깔려있다며 당청갈등은 예고된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