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계열사들의 이사회가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정부 관료와 농협중앙회 출신들에 의해 장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농해수위 김우남 위원장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금융관련 농협계열사의 이사로 재직중인 관료 출신 인사는 금융감독원 8명을 비롯해 검찰, 국정원, 감사원,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등 모두 14명이다.
농협금융지주의 김용환 회장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출신이고 전홍렬, 손상호 사외이사는 각각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검찰총장 출신 김준규 사외이사까지 더하면 농협 금융지주의 이사 7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으로, 이사회의 절반을 넘었다.
금융지주 회장의 기본 연봉은 3억400만원이고 최고 120%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으며 사외이사도 월 40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또 농협은행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 가우데 4명이 관료 출신이다.
한백현 상근감사위원은 금융감독원 국장, 강상백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문창모 사외이사는 재정경제부 관세심의관, 김국현 사외이사는 행정자치부 의정관 출신이다.
농협은행 상근감사위원의 기본 연봉은 1억8700만원이고 최고 120%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으며 사외이사도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월 40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기본 연봉 1억5000만원(최고 성과급 120%)을 받는 농협생명의 강길만 상근감사위원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국장 출신이고, 문창현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을 역임했다.
농협손해도 제정무 사외이사가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냈고 상근감사위원은 감사원 출신의 한정수 전 지방건설감사단장이 맡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상근감사위원도 감사원 출신인 백복수 전 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장이다.
농협선물의 최영삼 사외이사는 국정원 대구지부장 출신의 변호사다.
관료 출신이 차지하고 남은 자리는 농협중앙회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
NH저축은행 이사 4명은 모두 농협중앙회 출신이고 농협선물의 이사 4명 중 3명 역시 농협중앙회를 거친 인사들이다.
이처럼 농협중앙회 출신의 인사들은 금융관련 계열사 뿐만 아니라 경제 및 지도부분 계열사에도 두루 포진하고 있다.
특히 29개 농협 계열사의 대표자 30명(경제지주는 2명 공동대표) 중 농협은행장을 비롯한 27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상근감사 13명 중 5명이 중앙회를 거쳤고, 전무이사는 12명 모두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 전체 대표자·상임감사·전무 등 상임임원 55명 가운데 중앙회 출신이 47명으로 그 비중이 무려 85%에 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 1~2대 중앙회장을 지냈고 금품수수와 비자금조성 등 혐의로 구속된 바 있는 한호선,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도 관계사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호선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의 고문으로 위촉됐고, 원철희 전 회장은 올해 2월부터 농협유통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 월 500만원의 고문료가 지급되고 있다.
김우남 위원장은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로 계열사들이 대폭 늘어났는데, 그 틈을 이용해 정부 및 중앙회 등의 낙하산 인사들이 요직을 꿰 차고 있다??며 ??농협개혁 취지에 맞게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외부 인사들에게 농협의 문호가 개방돼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