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4년 만에 지구 우승…추신수 첫 정상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가 귀중한 안타와 볼넷으로 세 차례 출루해 소속팀의 지구 우승에 큰 디딤돌을 놓았다.
추신수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했다. 1-2로 끌려가던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 안타로 출루해 애드리안 벨트레의 역전 결승 2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3-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 무사 1,2루에서는 왼손 구원 투수 세사르 라모스에게서 볼넷을 골랐다.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에서 텍사스는 프린스 필더의 밀어내기 볼넷, 애드리안 벨트레의 내야 강습 안타, 미치 모어랜드의 희생플라이, 조시 해밀턴과 엘비스 안드루스의 적시타를 묶어 6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텍사스는 9-2로 승리해 우승에 필요한 매직넘버 1을 정규리그 마지막 날에서야 채우고 4년 만에 지구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텍사스가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건 1994년 양대리그가 각각 3개 지구 체계로 개편된 이래 1996년, 1998∼1999년, 2010∼2011년에 이어 6번째다.
지난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2008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추신수는 생애 처음으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추신수는 이날 3타수 1안타를 치고 볼넷 2개, 2득점을 기록하며 정규리그를 마쳤다. 5년 만에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타이(22개)를 기록했고 2015년 정규리그 성적은 타율 0.276(555타수 153안타), 출루율 0.375, 장타율 0.463, 득점 94개, 타점 82개로 마무리했다.
우승에 앞서 지난 1일 리그 와일드카드를 확보해 '가을 잔치' 출전을 확정한 텍사스는 포스트시즌 2단계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에 직행해 8일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동부지구 1위)와 대결한다.
텍사스는 토론토를 상대로 올 시즌 다소 고전했다. 6월 27∼29일 방문 3연전에서 1차전 2-12 대패 등 1승 2패로 밀린 바 있다. 8월 26∼28일 홈으로 불러들여 설욕을 노렸지만 2차전 4-12 완패를 포함해 역시 1승 2패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종 맞대결인 28일 경기에서 4-1로 승리해 마무리가 좋았다는 부분이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는 캔자스시티를 상대로는 4승 3패를 거뒀다. 5월 12∼15일 치른 홈 4연전에서 2승 2패를 주고받았고, 6월 6∼8일 방문 3연전에선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만든 좋은 기억이 있다.
추신수도 소속팀을 따라 캔자스시티에 강했고, 토론토를 상대로는 다소 고전했다. 캔자스시티전 32타수 12안타로 타율 0.375에 홈런 2개를 쳤고 타점도 7개 챙겼다. 0.375는 추신수의 올 시즌 특정팀 상대 타율 중 콜로라도 로키스(0.455), 휴스턴 애스트로스(0.382)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토론토전에서는 28타수 7안타, 타율 0.250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고, 2타점에 그쳤다.
원정 경기에서는 추신수에게 토론토와 캔자스시티 모두 힘겨운 상대였다. 추신수는 토론토의 홈 로저스 센터에서 14타수 1안타, 캔자스시티의 홈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14타수 2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221에 그치며 최악의 시간을 보내다가 후반기 들어 타율 0.343으로 힘차게 부활한 추신수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포스트시즌에서 그는 정규시즌과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