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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 6조5000억원 웃도는 7조3000억원
삼성전자株, 과거 '100만원선 붕괴' 우려 딛고 두 달 만에 120만원선 우뚝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깜짝 어닝서프라이즈에 폭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들어 갤럭시S6 부진, 신(新)성장동력 부재론 등에 주당 150만원선을 반납하고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3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상됐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오랜만에 쾌재를 불렀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69%(10만원) 오른 125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상승폭은 10.52% 급등한 지난 2009년 1월28일 이후 최대치다. 또 주당 120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7월30일(121만5000원)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전날(169조5415억원)보다 가량 늘어난 184조271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6 출시 기대감에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 3월18일 종가기준 150만3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갤럭시S6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7월 120만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 8월24일에는 장중 한때 103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100만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3분기 깜짝 실적발표에 당분간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개장전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79.8% 증가한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6조8979억원에서는 5.83% 늘어났다. 매출액은 5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8%, 전 분기보다 5.07% 증가했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인 50조3764억원을 소폭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은 5개 분기 만에 7조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증권사 가운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최대치로 전망한 수치인 7조930억원보다도 2000억원 이상 많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깜짝 실적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호조에 원화 약세가 기인했다고 보고 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170원으로 지난 2분기 평균치보다 7% 이상 높아졌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반도체 3조8000억원, 디스플레이 9000억원, IM(IT/모바일) 2조2000억원, CE(소비자가전) 4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 가격 하락에도 환율효과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에서 프리미엄급 제품판매가 늘면서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며 "환율효과 등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 분기 대비 7% 높은 수준"이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제품 가격 하락에도 환율 효과로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에 환율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4분기 실적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에 있을 실적발표에서 깜짝 실적의 이유가 IM 부문의 경쟁력 확보 때문이지, 단순한 환율효과 때문인지를 확인한 뒤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수립될 것"이라며 "이익의 질이 좋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 깜짝 실적은 단기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도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4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단계라 호실적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일부 반도체 가격이나 패널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이 환율 쪽에서 일부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초 예상보다 3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고 환율이 다시 강세로 가지 않는 한 4분기도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