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사회일반

인터넷 떠들썩한 캣맘 살인사건, 길거리동물 연구가 터너 박사에게 듣는다

인터넷 떠들썩한 캣맘 살인사건, 길거리동물 연구가 터너 박사에게 듣는다

데니스 터너(Dennis Turner) 박사 사진=IAHAIO

>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지난 8일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캣맘' 사망사건으로 온라인이 떠들썩하다. 길고양이를 위해 집을 지어주다 누군가가 떨어뜨린 벽돌에 맞아 숨졌으니 누리꾼들이 분개할 만한 일이다. 경찰은 '캣맘'으로 불리는 박모(55·여)씨에 원한이 있거나 길고양이에 대해 적개감을 가진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누리꾼들은 길고양이에 대한 적개심을 가진 사람의 소행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다. 유기동물 학대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의 적개심으로 발전했다는 결론인 까닭이다.

사실 한국과는 달리 길거리 동물에 대한 적개심은 다른 나라에서는 낯설지 않은 일이다. 인간과 동물 간 상호작용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니스 터너 박사를 만난 적이 있다. 터너 박사는 여러 나라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세계 동물 보호 협회'(WSPA)에 12년간 있으면서 중동·아시아·유럽·남미의 12개국에서 길거리동물 문제와 그 해법을 연구했다.

그가 인도 남부의 첸나이에 있을 때 목격한 일이다. 첸나이 주민들은 길거리의 개들에게 적대감을 가졌다. 개들에게 고함을 치고 때려서 쫓아내거나 돌을 던지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독극물을 먹여 죽이기까지 했다. 개들도 사람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공격했다. 그가 다른 나라로 떠났다 다시 돌아왔을 때 개들에 대한 적대감은 사라졌다. 개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민들은 개들에게 먹을 것을 갖다 먹이고 개들도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광견병이 문제였다고 한다. 광견병을 두려워한 주민들이 개를 적대시한 게 모든 일의 원인이었다. 대대적인 광견병 백신 접종을 실시하자 주민과 개들의 행동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터너 박사는 설명했다.

터너 박사는 한국과 가까운 동아시아에서도 길거리동물에 대한 적개심을 봤다고 한다. 대만에서 목격한 장면은 끔찍했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터너 박사에 따르면 대만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리고 비슷한 일이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일어난다고 했다.

해법은 단순하지 않다고 한다. 각 나라의 사회 상황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까닭이다. 인도 첸나이는 광견병이 원인이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다른 원인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다. 다만 원론적인 해법은 있었다. 터너 박사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동물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야 부모가 교육하면 되지만 길거리동물은 학교 교육이 정답이라는 말이었다. 그가 말하는 윤리 교육이란 단순히 동물을 사랑하자는 식이 아니다. 그는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 동물은 사람과는 다른 요구(need)가 있다는 점, 동물도 생존권이 있다는 점 등에 대한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일본처럼 개에게 사람처럼 옷을 입히거나 선글라스를 씌우는 것 역시 '오답'이라는 지적도 했다.

◆ 데니스 터너(Dennis Turner) 박사는 1948년 미국에서 태어나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공중보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부터 2011년까지 스위스 취리히 대학 동물행동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동물매개치료 분야를 개척했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1991년 스위스 '응용 동물 심리행동학 연구협회'(IEAP/IET)를 창설해 회장을 맡고 있고,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국제 사람·동물 상호작용 연구기관 연합'(IAHAIO) 회장을 역임했다. 12년간 WSPA에 있으면서 과학자문패널 이사를 맡기도 했다. 일본의 아자부 대학에서 10여년 넘게 동물매개치료 코스를 맡아 학자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