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문 매각 등 자금조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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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두산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속력을 올리는 가운데 신용등급 강등이란 뜻밖의 악재를 맞이했다. 두산은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수습에 나섰으나 계열사 주가가 연일 하락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은 전 거래일 대비 3.13%(3500원) 떨어진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두산은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 전날보다 2.28% 오름세로 마감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날 2.93% 내린데 이어 이날 6.18%(450원) 급락하며 683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건설도 2.51%(200원) 하락해 전날(-2.21%)에 이어 약세를 지속했다. 두산중공업은 6.33%(1450원) 하락해 계열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면세점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신규 면세점 사업 평가 기준 가운데 '신용등급 적정성'이 포함돼 있었고 신규 면세점 운영권을 따낸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의 신용등급이 각각 A와 A-인 점이 두산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12일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 신용등급을 대거 하향 조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A-(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두산건설에 대해서는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내렸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부정적' 등급 전망은 재무 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말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두산인프라코어(A→BBB+)와 두산건설(BBB→BBB-)에 대해 등급을 조정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은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그동안의 자산 매각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이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지면서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두산과 두산중공업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것은 핵심 계열사 부진이 지주사와 다른 계열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신용평가사 3곳 가운데 2곳이 등급을 강등하자 두산인프라코어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이 회사의 지분 일부를 재무적 투자자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 부채가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선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사업부문의 지분 49%를 팔면 3000억원에서 5000억원 사이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2016년 이익개선 가능성을 지켜보라고 권하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지분매각으로 3000억원에서 4000억원 내외의 현금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투자자 간담회에서 인력구조조정, 고정비절감 등을 통해 2000억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밝힌 바 있어 내년부터 이익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공작기계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1432억원을 거둔 '돈 되는' 사업부"라며 "지분 49%를 매각하면 4000억원에서 5000억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물적분할과 지분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연말 차입금과 부채비율 축소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