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쇼 2015' MC 홍진호(왼쪽), 최현석 셰프. /CJ E&M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한국의 '요섹남'(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 열풍이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에 소개됐다.
WP 인터넷판은 19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요리 프로그램의 새 요소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요섹남 열풍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보다 앞서 지면에 소개된 같은 내용의 기사는 더욱 자극적인 '요섹남이 한국 부엌 풍경을 바꾼다'라는 제목이 달렸다.
WP가 요섹남 열풍에 주목한 이유는 동북아 문화의 밑바닥에 있는 유교문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유교적 전통에서는 남자의 주방 출입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는 식이다.
WP의 분석결과는 '먹방'(먹는 방송)이나 '쿡방'(요리 방송)의 유행을 타고 요섹남 열풍이 불고는 있지만 유교적 부엌 문화까지 바꾸지는 못하는 피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기사에 포함된 인터뷰 내용이다.
정선희 씨는 "요리하는 셰프들이 매력적이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요리를 자주 하는 남자를 보긴 드물다"고 말했다. 결혼 후에도 계속 요리를 만들어 주는 남자들은 드물다는 지적이다.
사회 비평가 구세웅 씨는 "방송의 요섹남 열풍은 다른 이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호기심이다. 이상적인 삶, 가정을 요섹남에서 찾고 있지만 실제 요리사들은 열악한 경제환경 속에서 산다는 점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정도의 변화는 진행 중이라고 WP는 봤다. 요리 수업을 진행하는 남성열 씨는 "예전에는 50명의 수강생 중 남자가 5명이 안되었지만 지금은 20명가까이가 남성"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판타지' 수준에서 벗어나 남성들 스스로가 각성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WP는 요섹남 열풍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먹방과 쿡방 열풍도 함께 소개했다. 먹방은 "온라인에서 먹는 모습을 다같이 모여서 시청하는 특이한 방송"으로 소개됐다. 쿡방은 " 잘생기고 능력 있는 셰프가 방송에서 요리를 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WP는 이 같은 요리 프로그램 열풍의 이유로 "한국인들은 혼자보다 여럿이 모여서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같은 냄비에 담긴 국을 함께 먹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국인은 먹는 것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며 "인사도 '잘 지내니' 대신에 '밥은 먹었니'라고 물어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