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의 올 3·4분기 실적 성적표는 신한금융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7000억원에 가까원 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설 전망이다. KB금융은 4000억대로 신한금융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매진한 하나금융의 경우 합병관련 비용 및 환율관련 비용발생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은행 전체로는 주로 예대 마진 차이를 의미하는 순이자마진(NIM)이 저금리 기조 여파로 작년 동기보다 줄어 들었지만 양호한 대출증가율, 대손충당금 적립 감소로 금융지주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각 금융지주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7~9월)에 67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3분기(6320억원)보다 7.4% 증가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5년간 일관되게 추진한 리스크 관리 정책으로 3분기부터 그룹 대손비용률이 감소세로 전환(3분기 0.49%)하면서 꾸준한 이익을 실현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익이 462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 전분기보다 15.5%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KB금융은 작년 동기(4597억원)보다 6.40% 줄어든 43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위 신한금융과는 2478억원의 격차를 보이겠지만 2위자리는 무난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도 전년 동기보다는 소폭 줄겠지만 5647억원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강혜승 연구원은 "금리 하락과 가계부채 관련 정책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제외하면 중장기 KB금융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개선되고 있다"면서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른 이익 안정성, 지배구조, 경영 연속성, 비은행부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이익 비중 제고, 인력구조와 조직 영업력 등 모든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작업으로 어수선했던 하나금융은 올 3·4분기 24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작년보다 16.18%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도 2982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3.09% 감소세가 예상된다.
KDB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순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충당금 부담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통합 비용으로 인해 경상적인 순이익 수준을 하회할 것이고 통합 비용이 4·4분기에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기대가 타행대비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실적 전망이 가장 좋다
3·4분기에 2743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2199억원보다 24.74%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도 29.82% 증가한 35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 박진영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이익성장은 양적으로도 크지만 질적으로도 우수하다"면서 "과거 실적 변동성의 원인이었던 경상적 대손비용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지난 7월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며 다섯번째로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과점주주 매각 방식까지 병행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