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줄 세우기' 외교…미국 맹방 영국에 70조원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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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영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맹방인 영국에 400억 파운드(약 70조 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이 영국을 자신의 편에 끌어들여 미국을 견제하는 일종의 '줄 세우기' 외교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1일(현지시간) 런던의 총리 관저에서 회담을 가졌다. 캐머런 총리는 회담 후 중국과 에너지 협력 등에 총 400억 파운드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은 영국 남부 서머싯주에서 2025년에 완성될 예정인 원전에 출자한다. 이 원전에는 중국광핵그룹이 33.5% 출자해 60억 파운드를 부담한다. 건설 주사업자인 프랑스전력(EDF)은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에서 중국 원전 건설을 지원하기로 중국 측과 합의하기도 했다. 서방에서는 첫 중국산 원전 도입이다.
캐머런 총리는 또 중국과 홍콩을 제외하고는 세계 최초로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을 런던에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발표했다.
회담에 앞서 영국 정부는 내년부터 중국인 여행객의 사증(비자) 유효기한을 현행 반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고조되는 여행 수요 열기를 경제에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자금을 경기 부양에 살리려는 캐머런 총리는 최근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고 실리 외교로 일관하며,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도 참가를 표명했다. 시 주석의 방영에는 중국의 금융, 에너지 등 기업 대표가 다수 동행했다.
중국은 영국과 협력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특히 미영 관계에 쐐기를 박고 남중국해의 암초 매립 및 시설 건설 등을 둘러싼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정권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
중영 관계는 캐머런 총리가 2012년 중국 정부가 적대시하는 티베트 불교 최고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와 만나면서 악화됐다. 캐머런 총리가 양보하면서 관계는 복원됐다. 중국 국가 주석의 공식 방영은 10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