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금값이 오르자 금펀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1주일 앞두고 금리 인상 지연에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중국 경제도 불안하다. 중국의 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은 6.9%에 머물렀다.
시장이 불안해지자 '역시 믿을 것은 금뿐'이라는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금 투자법은 단연 금펀드다. 보통 금값이 금값이 되는 시기는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될 때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날 때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때 △통화가치(통상 달러값)가 하락할 때 등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11개 금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6.08%를 기록했다.
1년 새 8.87% 빠진 점을 볼 때 높은 반등세다.
개별 펀드들 역시 좋은 성괴를 나타내고 있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i)'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주식]Ce' 등이 9~10%의 수익률일 내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지난 15일 온스당 1187.50달러로 지난 6월 19일(1204.00달러) 이후 최고로 올랐다.
이후 소폭 조정을 받아 온스당 1170달러선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 흐름은 뚜렷하다.
상품시장에서 보통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특성상 금값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최근 들어 약달러 현상이 강해지면서 달러의 대체자산인 금이 강세를 보였다.
호주 NAB은행의 라이 비안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어 투자심리가 금값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값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새로운 '금리 지표'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전통적으로 정치·경제 위험도에 따라 크게 흔들렸지만 최근에는 미국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가에 좌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값에 대한 기대는 펀드 유입자금이 잘 말해 준다. 연초 이후 약 642억원이 몰렸다.
그러나 금값 전망은 썩 좋지 않다.
최근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개최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내년 금값이 온스당 1160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8년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금값 상승 추세가 계속되더라도 금 투자는 보유 자산 하락 리스크를 방어(헤지)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금 펀드로 '대박'을 노린다는 생각은 두고 가는 게 좋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연평균 10~15%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을 투자할 만하다"며 "금값은 달러값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를 잘 살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