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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더 강해진 달러… 더 복잡해진 신 환율전쟁(상)

"우리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와 경쟁적 통화 가치 평가 절하를 하지 않을 것을 재차 확인한다." (11월10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공동 선언문)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공염불이 돼 가는 모양새다. 각국의 '돈 풀기'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은 위안의 가치를 떨어뜨린 데 이어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오면서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이런 흐름을 되돌릴 만한 명분도, 카드도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외환 당국의 시장개입을 우려하는 선진국들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다.

■고래 싸움에 낀 새우 될라

지난 2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35%로 조정하고 적격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낮췄다.

기업의 여신 접근성을 늘려 기업 실적의 하락과 일자리 감소를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많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채권·주식 등 금융시장이 앞으로 호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즐거워할 일만은 아니다.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는 '환율 전쟁'에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제 회복세에 따라 제로(0) 금리를 벗어나려다 일단 유보했다. 금리 인상 후 전개될 강달러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안 될 것이란 판단으로 보인다.

유로존과 일본도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는 오는 12월3일 열릴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 현재 시행 중인 양적 완화(QE) 규모를 확대하거나, 시중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대한 금리(ECB 예금금리)를 더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경제전문가 36명 가운데 17명이 이달에 일본 중앙은행의 '행동'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1%로 2년 4개월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사미치 아다치 연구원은 "물가 하락은 일본은행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정책의 변화가 필요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대만, 파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신흥국과 노르웨이도 기준금리를 내렸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가 잇따르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3.3%)와 내년(3.8%) 세계 경제 성장률의 전망치가 현실적이지 않다며 이달 중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낮춘 5.8%로 제시했다. 이는 2001년의 성장률(4.9%)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시 가열되는 환율전쟁, 한국도 동참하나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행은 환율정책을 위해 금리를 운영할 수 없다고 분명히 못을 박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지난달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으니 한은이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할 기회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인상 시기를 늦춘 것이므로 그런 각도에서 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통화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금리를 내려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면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신흥국이 이미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여서 인위적으로 더 내려도 큰 효과가 나기 어렵다.

반면, 환율이 올라가면서 해외 자본이 빠져나가면 외환위기에 몰릴 위험이 있다.

선진국에 맞서 환율 전쟁에 뛰어들어봐야 기대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자칫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꼴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다른 국가들이 양적완화 카드까지 쓰는 마당에 한국이 점잖을 뺄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등에 업고 강한달러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경기 부진에 시달리는 다른 국가들은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줄 달러 강세 현상을 반겨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달러 외 모든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른 국가보다 더 통화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 것.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조작국이라는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절한 통화정책과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원화강세를 저지하고 외환 보유액을 축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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