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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

[2016 미국 대선 엿보기①] 공화당 집토끼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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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정말 대통령으로 당선될지 모를 이유가 여기 있다.' 미국 뉴욕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대중잡지인 베니티페어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온라인에 올린 대선 관련 기사의 제목이다. 베니티페어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 간 양자대결을 전제로 각 주별로 우열을 구체적으로 따졌다. 대중들에게 이래도 트럼프를 단순한 흥미거리로 볼거냐는 식이다. 트럼프 돌풍은 지난 7월 이래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잠깐 불다 사라질 바람이려니 하던 전문가들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들은 이제 트럼프의 지지층이 누구인지를 분석하고 있다.

미국 보수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월리엄 A. 갤스턴은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원의 27%와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파 중 50%가 공화당을 싫어한다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며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비정치인 후보 3명은 장점과 매력이 무엇이든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가 소속당과 지도자에게 갖는 불만을 표현하는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비정치인 후보 3명이란 부동산 갑부인 트럼프, 유명 외과의사 출신의 벤 카슨, CEO 출신의 칼리 피오리나 등이다. 그의 글은 트럼프 열풍이 2달째를 맞이하던 8월 26일 올라왔다. 당시 세 사람의 지지율 합계는 전체의 45%에 달했다. 이후 피오리나가 약진하면서 55%를 넘어섰다. 피오리나의 지지세가 꺾이고 트럼프와 카슨 간 이파전이 치열한 지금도 50% 선을 넘고 있다. 이는 공화당 집토끼의 과반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의미다.

카슨이나 피오리나는 트럼프 돌풍에 올라타며 컸다. 피오리나의 반짝 상승세는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싸워 얻은 성과였다. 카슨의 부상 역시 의사 특유의 냉정한 연설 스타일로 트럼프와 대비된 결과였다. 결국 공화당 집토끼의 반란의 중심에 트럼프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트럼프의 인기 비결을 알면 공화당 집토끼의 반란 이유와 주체를 알 수 있다.

트럼프는 백인 저소득 노동자 계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히스패닉계 등 이주민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대변하면서 인기몰이를 해 왔다. 히스패닉계 등 소수자들은 버락 오바마 정권의 지지기반이다. 2008년 대선 승리 이후 오바마는 갖가지 지원정책으로 이들의 지지에 보답했다. 히스패닉계 등에 밀려 일자리를 뺏기고 있는 백인 노동자 계층으로서는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상황이다. 이들은 그 불만을 공화당에 쏟아 붓고 있다. 공화당이 온건노선을 표방,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09년 부상하기 시작한 공화당 내 초강경 그룹 '티파티'와는 또 다른 방식의 반란이다.

티파티는 현재 자당 소속 하원의장을 밀어낼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공화당 온건파를 거칠게 공격하고 있지만 역시 이들도 당에 기반을 가진 이른바 당의 엘리트들이다.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의 반란은 바로 이들 당내 엘리트를 겨냥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트럼프 돌풍 초기에 공화당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분열 탓을 하며 결국 승자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들 사이에서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은 무려 16명의 후보들이 난립했다. 당내 온건파와 강경파가 분열한 결과였다. 온건파에서만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존 케이식, 크리스 크리스티 등이 나섰고, 티파티에서도 스캇 워커(중도 하차), 테드 크루즈 등이 대선에 발을 담갔다. 이들은 나머지 50% 미만의 지지를 나눠 가졌다. 당초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부시가 몰락하면서 이들은 현재의 불리한 구도를 깨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3일 아이오와 주 공화당 코커스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지지율은 5%에 머물렀고, 루비오는 9%, 크루즈는 10%였다. 이전의 다른 여론조사에서 루비오와 크루즈의 지지율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불리한 구도 자체는 그대로다.

공화당 온건파들이 루비오 진영으로 집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루비오 대세론이 부상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 노선을 둘러싼 공화당 엘리트들 간 내분이 점입가경이란 게 문제다. 원내 티파티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폴 라이언을 하원의장으로 내세우고 뒤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내 온건파가 이들에게 눌린 상태에서 루비오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설사 크루즈가 물러나더라도 티파티 지지자들의 표가 루비오에게 향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트럼프에게 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등 비정치인 후보자를 지지하는 이들 중에는 티파티 성향의 유권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당내 엘리트 세력과 '슈퍼 리치'(공화당 자금줄)로 대표되는 금력이 비정치인 후보들에게 넘기 힘든 벽이 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카슨의 경우 현재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완주는 힘들 거라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카슨은 정치나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베니티페어는 "트럼프가 아직 자신의 비장의 무기를 선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가진 가장 대표적인 무기는 자금력이다. 그는 후원금을 모금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재력을 자랑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투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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