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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진웅섭 금감원장의 '변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진 원장은 전 원장과 달랐다. 조용한 검사와 정책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는 취임 초 금융회사 감독정책에 대해 "백조처럼 금감원을 운영하되, 매의 눈으로 금융사를 보겠다"고 했다. 또 피천득 시인의 수필 '플루트 플레이어'를 인용, '무음의 플루트 연주자' 같은 금감원이 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할 일을 하라는 메시지였다. '중계방송식 감독'보다 '조용한 파수꾼'이 돼 달라는 주문이었다. 자연스럽게 금융감독 관련 뉴스가 줄었다.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 수장의 행보는 이전과 다르다. 기업 구조조정이란 무거운 화두가 등장했다. 연내에 좀비기업을 색출하라는 '숙제'를 던졌다. 은행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을 솎아내라고 주문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지난 27일 진웅섭 금감원장은 시중은행장 10명과 함께 조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발 경제위기와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 등 대외변수가 상존해 있는 만큼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라는 신호다.

은행들의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도 빼놓지 않았다. 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은행이 정확한 옥석가리기를 통해 살 수 있는 기업은 적극 지원하라고 했다. 억울하게 희생되는 기업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달았다.

금감원은 다음달 초부터 금융권 대출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572곳의 신용위험평가에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권고 대상은 35곳 정도였다. 금융당국 수장이 옥석을 가려 달라하고 한 만큼 은행이 기준을 강화해 상반기보다 더 많은 한계기업을 솎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은행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금융지원을 거부할 수 있어서다. 벌써부터 은행에는 회사의 운명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을 게 자명하다.

금융당국의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기업 중에는 3년 이상 적자를 내고 있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살릴 수 있는 기업도 있다. 또 현재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곳도 있다. 하나의 기준으로 살아 움직이는 기업을 솎아내면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은 재무제표만으로도 불가능하다. 업종별로 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가 기업을 분석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은행을 통해 연내에 옥석가리기를 마무리해 달라고 시한을 정한 것도 무리수가 될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그것이 시장논리다. 진 원장은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더라도 연내 옥석가리기 마무리는 기업에 혼란을 줄 수 있다. 금융당국이나 기업 모두 쫓기고 있다는 느낌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진웅섭 금감원장의 '변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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