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에도 아랑곳 않는 알리바바…매출 32%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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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중국의 알리바바가 서방 경제의 중심지 월가를 놀라게 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를 이유로 알리바바의 실적 악화를 전망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알리바바는 7~9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매출을 올렸다. 28일 월가에서는 "중국이 위기라는 게 맞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전날 알리바바는 회계연도 2분기에 해당하는 지난 석달 동안의 실적을 발표했다. 총거래액(GMV)는 7130억 위안(약 126조 원)이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거래가 알리바바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액수다.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당초 월가의 예상보다는 높았다. 매출액은 222억 위안(약 4조 원)이었다.
알리바바의 실적은 모바일 전환이 성공한 결과로 분석된다. 거래액의 62%인 4400억 위안 (약 78조 원)이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다. 모바일 매출액도 전체의 47.4%인 105억 위안(약 1조8000억 원)에 달했다. 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데스크탑을 통한 거래를 따라잡았고, 매출액도 거의 반분한 것이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불가능하리라 여겨지던 일을 알리바바는 해냈다.
서방 언론들의 보도에서는 이 같은 실적에 깜짝 놀란 월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알리바바는 기대 이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돈을 뽑아냈다. 모바일 쇼핑의 성장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너뜨렸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알리바바는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기대치를 웃도는 알리바바의 실적은 중국 경제가 나아가는 방향을 가늠하려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관련 기사의 제목을 '알리바바의 매출 급증, 중국의 경제 둔화를 떨쳐내다'로 뽑았다. 기사 본문에서는 "최근 알리바바의 주가는 기업공개(IPO) 이후 가장 좋은 한 달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가 전자기업인 쑤닝 커머스 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상품 범위를 넓히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클라우드에 기반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 것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성장 둔화에서 오는 충격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 언론들은 알리바바가 내놓는 낙관적인 전망을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분기 실적을 보고하며 중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출 여력과 의사가 있음을 강조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2009년 이래 가장 느린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임금상승률과 상당한 수준의 저축 덕분에 소비자 구매력이 건재하다고 것이다. 조 차이 알리바바 수석부회장은 "사람들이 저축과 유동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거시경제의 일시적 후퇴가 근본적으로 소비 패턴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는 중국의 가장 큰 쇼핑 이벤트가 있다. 11일 독신자의 날(Singles' Day) 행사다. 같은 날 열리는 우리나라의 빼빼로데이 행사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적인 이벤트다. 서방 언론들은 이날 알리바바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어려운 경제상황을 얼마나 잘 극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