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기간 미국계 자금의 벤치마크 대비 신흥국 유입ㆍ QE1(1차 양작완화) 벤치마크 대비 한국시가총액 비중 18%, 미국계 자금 한국 순매수 비중 23%ㆍ QE2(2차 양적완화) 벤치마크 대비 한국시가총액 비중 19%, 미국계 자금 한국 순매수 비중 151%ㆍ QE3(3차 양적완화) 벤치마크 대비 한국시가총액 비중 20%, 미국계 자금 한국 순매수 비중 24%
지난 2009년 시작된 미국 양적완화(QE) 기간 동안 유입된 주식자금(74조)의 11%에 해당하는 돈이 하반기에 한국시장을 떠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6% 가량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한달새 7749억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편치 않다. 미국의 금리 정상화에 대한 불안감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하반기 8조1000억원 팔아
29일 금융감독원과 국제금융센터,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양적완화(QE)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74조원 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8조1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는 양적완화 이후 유입된 외국인 주식자금의 11%에 해당한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하반기에 약 3조8000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는 2009년~2015년 상반기까지 투자액 63조원의 6%에 달한다.
신흥국 시장 흐름도 비슷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선진채권과 주식에 각각 1000억달러, 70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면 신흥채권에서는 150억달러, 신흥주식에서는 620억달러가 각각 순유출됐다. QE기간 동안 유입된 금액(2300억달러)의 33%(770억달러)가 순 유출된 셈이다.
JP모간은 "연초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발표로 서유럽 중심의 자본유입이 가속화 됐다"면서 "미국의 경우 연내 금리인상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고평가 우려로 주식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3·4분기 신흥국 시장에서 유출된 투자자금은 400억달러로 분기기준으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연간기준으로는 5400억달러 순유출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 임기묵 연구원은 "신흥국 자금흐름은 미 금리 정상화 및 중국경제 향방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자금이탈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으나, 신흥국 불안이 심화되면 동조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급여건 나쁘지 않다
10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이 사들인 한국 주식은 1조 원. 발길을 돌린 것일까.
수급 여건만 보면 나쁘지 않다. 한때 한국 시장에 회의적이었던 장기투자 성향의 미국계 자금과 일본계 자금이 꾸준히 사고 있다.
하반기 다른 외국인이 파는 사이 미국계 자금은 7월 1조6000억원 순매수, 8월 6000억원 순매도, 9월 2000억원 순매수로 한국주식 사랑이 식지 않았다. 미국계 자금이 외국인 매수의 주인공인 셈이다.
이웃한 일본계 자금도 지난 17개월간 연속 순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6월 이후 지난 8월까지 국내 증시로 유입된 일본계 자금 규모는 5조2000억원. 이는 같은 기간 미국계 자금( 13조 원)에 이어 두번째다.
유럽계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의 부양정책 기조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기에 긍정적 소식이다"면서 "다만 부양 랠리 혹은 유동성 랠리가 미 연준의 정책기조와 달러화 흐름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